HDMI 2.1의 48Gbps와 DisplayPort 2.1 UHBR20의 80Gbps는 그대로 화면에 쓰이는 숫자가 아니다. 인코딩 오버헤드를 걷어낸 실효 대역폭은 각각 약 42.6Gbps와 약 77.37Gbps로, KTC의 규격 비교가 정리한 값이다. 이 두 숫자 사이 어딘가에 4K 240Hz가 걸려 있다.
차이는 인코딩 방식에서 나온다. HDMI 2.1은 16b/18b 방식이라 효율이 약 88.9%, DisplayPort 2.1은 128b/132b 방식이라 약 96.7%다. 규격 표기상 격차는 48 대 80으로 1.67배지만, 실효 페이로드로 따지면 42.6 대 77.37로 1.82배까지 벌어진다. 공개된 규격 문서 기준으로, 같은 케이블 등급 표기를 달고도 실제로 통과시키는 픽셀 양이 다르다.

규격별 대역폭 — 표기값과 실효값
DisplayPort 2.1은 하나의 숫자가 아니라 UHBR10·UHBR13.5·UHBR20 세 단계로 나뉜다. 모니터나 그래픽카드가 “DP 2.1 지원”이라고만 적어놓았다면 셋 중 어느 단계인지 확인해야 한다. UHBR10만 지원하는 DP 2.1 포트는 실효 대역폭이 HDMI 2.1보다 오히려 낮다.
| 규격 | 표기 대역폭(Gbps) | 인코딩 | 효율(%) | 실효 대역폭(Gbps) |
|---|---|---|---|---|
| HDMI 2.1 | 48 | 16b/18b | 88.9 | 약 42.6 |
| DP 2.1 UHBR10 | 40 | 128b/132b | 96.7 | 약 38.7 |
| DP 2.1 UHBR13.5 | 54 | 128b/132b | 96.7 | 약 52.2 |
| DP 2.1 UHBR20 | 80 | 128b/132b | 96.7 | 약 77.4 |
| HDMI 2.2 | 96 | 차세대 FRL | 미공개 | 미확정 |
표의 마지막 줄이 다음 세대다. PCWorld에 따르면 HDMI 2.2는 표기 대역폭 96Gbps로 HDMI 2.1의 정확히 두 배이며, Ultra96 케이블과 함께 8K 240Hz, 10K 120Hz, 4K 480Hz를 이론상 지원한다. 다만 인코딩 효율이 공개되지 않아 실효 페이로드는 아직 확정 계산이 불가능하다. 같은 기사는 DisplayPort 2.1b가 4K 240Hz, 8K 85Hz, 1080p 900Hz를 지원한다고 정리했다.
내 해상도·주사율엔 몇 Gbps가 필요한가
필요 대역폭은 직접 계산할 수 있다. 식은 가로 픽셀 × 세로 픽셀 × 주사율 × 픽셀당 비트수이고, 여기에 블랭킹(화면 밖 여백 구간) 오버헤드를 곱한다. 아래 표는 10비트 RGB 4:4:4(픽셀당 30비트)에 축소 블랭킹 기준 5% 여유를 곱해 계산한 값이다. 8비트로 낮추면 각 값에 0.8을 곱하면 된다.
| 해상도 / 주사율 | 픽셀레이트(억 px/s) | 필요 대역폭(Gbps) | HDMI 2.1 (42.6) | UHBR10 (38.7) | UHBR13.5 (52.2) | UHBR20 (77.4) |
|---|---|---|---|---|---|---|
| 4K 120Hz | 9.95 | 31.4 | 여유 있음 | 여유 있음 | 여유 있음 | 여유 있음 |
| 4K 144Hz | 11.94 | 37.6 | 통과 | 턱걸이 | 여유 있음 | 여유 있음 |
| QHD 360Hz | 13.27 | 41.8 | 턱걸이 | 압축 필요 | 여유 있음 | 여유 있음 |
| 4K 165Hz | 13.69 | 43.1 | 압축 필요 | 압축 필요 | 여유 있음 | 여유 있음 |
| 4K 240Hz | 19.91 | 62.7 | 압축 필요 | 압축 필요 | 압축 필요 | 통과 |
| 8K 60Hz | 19.91 | 62.7 | 압축 필요 | 압축 필요 | 압축 필요 | 통과 |
| 5K2K 240Hz | 26.54 | 83.6 | 압축 필요 | 압축 필요 | 압축 필요 | 압축 필요 |
표에서 가장 중요한 줄은 4K 144Hz와 4K 165Hz 사이다. 21Hz를 올리는 데 5.5Gbps가 더 들고, 그 사이에 HDMI 2.1의 실효 한계 42.6Gbps가 놓여 있다. 스펙표에 “HDMI 2.1로 4K 144Hz”라고 적힌 모니터가 165Hz부터 갑자기 압축을 요구하는 이유가 이것이다. 8K 60Hz와 4K 240Hz가 필요 대역폭이 정확히 같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픽셀 수가 4배인 대신 주사율이 1/4이라 곱한 결과가 동일하다.

규격 숫자는 케이블이 통과시킬 수 있는 양이고, 필요 대역폭은 패널이 요구하는 양이다. 둘이 만나는 지점에서만 무압축이 성립한다.
주의할 점은 이 계산이 블랭킹 여유를 5%로 잡은 축소 블랭킹 기준이라는 것이다. 표준 블랭킹을 쓰는 구형 타이밍에서는 오버헤드가 더 커진다. 앞서 인용한 KTC 자료가 4K 240Hz 10비트 4:4:4의 필요 대역폭을 약 68Gbps로 제시한 것도 블랭킹 가정이 더 보수적이기 때문이다. 어느 가정을 쓰든 HDMI 2.1로는 무압축이 불가능하고 UHBR20으로는 가능하다는 판정은 바뀌지 않는다.
DSC를 켜면 무엇이 달라지나
‘압축 필요’ 칸은 화면이 안 나온다는 뜻이 아니다. DSC(Display Stream Compression)를 켜면 대략 3:1까지 압축해 대역폭 안으로 밀어 넣는다. 표준 단체는 이를 시각적 무손실로 규정하지만, 엄밀히 말해 무손실은 아니다. 공개된 규격 기준으로 DSC는 다음 조건을 함께 요구한다.
- 양쪽 모두 DSC를 지원해야 한다 — 그래픽카드와 모니터 중 한쪽이라도 빠지면 주사율이나 색심도가 자동으로 낮아진다.
- 일부 기능이 제한될 수 있다 — DSC 활성 상태에서 DSR·일부 멀티 디스플레이 조합이 막히는 사례가 보고된다.
- 모드 전환에 시간이 든다 — 해상도·주사율 변경 시 재협상 과정에서 화면이 잠시 끊긴다.
즉 UHBR20의 실질적 가치는 “4K 240Hz가 되느냐”가 아니라 “4K 240Hz를 DSC 없이 하느냐”에 있다. 4K 144Hz 이하에 머무는 사용 조건이라면 두 규격의 실질 차이는 스펙표 위에서만 존재한다.

케이블이 규격을 못 따라가는 지점
대역폭이 올라갈수록 케이블 길이가 짧아진다. VESA는 기존 DP80 패시브 케이블이 UHBR20 속도에서 약 1m로 제한된다고 밝히면서, 이를 3m까지 늘리는 DP80LL 액티브 케이블 규격을 DisplayPort 2.1b에 포함시켰다. 3배 연장이지만 뒤집어 보면, 인증받지 않은 긴 케이블을 쓰면 UHBR20을 표기한 장비끼리 연결해도 속도가 떨어진다는 뜻이다.
VESA는 이 규격을 엔비디아와 함께 작업했고, 인증 DP80LL 케이블이 GPU와 모니터 사이의 안정적 연결에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HDMI 쪽도 사정은 같아서 96Gbps를 쓰려면 Ultra96 등급 케이블이 별도로 필요하다. 포트와 케이블 중 하나라도 등급이 낮으면 낮은 쪽으로 협상된다. DisplayHDR 등급이 인증 없이는 의미가 없는 것과 같은 구조다.
| 케이블 등급 | 대응 속도 | 최대 길이 | 방식 |
|---|---|---|---|
| DP80 (패시브) | UHBR20 80Gbps | 약 1m | 수동 |
| DP80LL (액티브) | UHBR20 80Gbps | 최대 3m | 능동 |
| Ultra96 | HDMI 2.2 96Gbps | 미공개 | - |

이런 사람에게 맞는다 / 이런 사람은 기다려라
공개된 스펙과 위 계산을 근거로 정리하면 선택은 셋으로 갈린다.
- UHBR20이 필요한 조건 — 4K 240Hz급 패널을 쓰면서 DSC 경유를 피하고 싶은 경우, 또는 8K 60Hz 무압축이 목적인 경우. 이때는 모니터·GPU·케이블 세 가지가 모두 UHBR20과 DP80/DP80LL 인증을 갖춰야 한다.
- HDMI 2.1로 충분한 조건 — 4K 144Hz 이하, QHD 240Hz 이하가 상한인 사용 조건. 계산상 필요 대역폭이 37.6Gbps와 27.9Gbps로 실효 42.6Gbps 안에 들어온다. 콘솔 연결이 주목적이라면 애초에 DisplayPort 단자가 없다.
- 기다려야 하는 조건 — HDMI 2.2를 노린다면 지금은 이르다. PCWorld는 HDMI 2.2 지원 기기와 디스플레이가 아직 없는 반면 DisplayPort 2.1b는 엔비디아 RTX 50 시리즈에 이미 들어가 있다고 지적했다. 규격이 먼저 나오고 기기가 몇 년 뒤 따라오는 패턴은 패널 기술이 세대 교체되는 주기와 맞물려 반복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