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layHDR 400 등급은 로컬 디밍을 요구하지 않는다. 백라이트를 구역별로 끄는 하드웨어가 없어도 통과한다는 뜻이고, 그래서 400 인증 모니터에서 HDR을 켜도 SDR과 크게 다르지 않은 화면이 나온다. 반대로 상위 등급의 조건은 휘도가 아니라 검은색에서 갈린다. VESA가 공개한 등급표를 보면 최대 블랙레벨이 400 등급 0.4cd/m²에서 600 등급 0.1cd/m², 1000 등급 0.05cd/m², 1400 등급 0.02cd/m²로 좁혀지고, OLED용 True Black 등급은 0.0005cd/m²다. 등급 숫자는 밝기만 알려주고, 실제 체감을 만드는 조건은 표 안쪽에 있다.

등급표를 숫자로 다시 쓰면
VESA 인증은 최소 피크 휘도, 최대 블랙레벨, 색영역 커버리지, 로컬 디밍 구현 방식을 함께 요구한다. 공개된 인증 기준을 등급별로 정리하면 이렇다.
| 등급 | 최소 피크 휘도(cd/m²) | 최대 블랙레벨(cd/m²) | 명시 명암비 | DCI-P3 커버리지(%) | 로컬 디밍 |
|---|---|---|---|---|---|
| DisplayHDR 400 | 400 | 0.4 | 1,300:1 | 90 | 요구 없음 |
| DisplayHDR 500 | 500 | 0.1 | 7,000:1 | 95 | 엣지형(1D) 이상 |
| DisplayHDR 600 | 600 | 0.1 | 8,000:1 | 95 | 엣지형(1D) 이상 |
| DisplayHDR 1000 | 1,000 | 0.05 | 30,000:1 | 95 | 직하형(2D) 요구 |
| DisplayHDR 1400 | 1,400 | 0.02 | 50,000:1 | 95 | 직하형(2D) 요구 |
| True Black 400~600 | 400~600 | 0.0005 | — | 95 | 픽셀 자체 소광 |
등급과 무관하게 공통으로 걸리는 조건도 있다. VESA 성능 기준(CTS 1.2)은 BT.709 색영역 99% 이상과 채널당 10비트 영상 신호 입력을 전 등급에 요구하고, 1.2 버전부터는 응답 속도, 휘도 정확도(Delta-ITP), 96색 색정확도, 어두운 계조가 뭉개지는 블랙 크러시 여부까지 측정 항목에 넣었다. 패널이 8비트여도 10비트 신호를 받아 처리하면 인증 자체는 가능하다는 점도 스펙표를 읽을 때 놓치기 쉬운 부분이다.
명암비를 직접 나눠보면 등급 숫자가 감추는 것
피크 휘도를 블랙레벨로 나누면 그 등급이 이론적으로 낼 수 있는 명암비가 나온다. 인증에 명시된 명암비와 나란히 놓아 계산한 결과다.
| 등급 | 피크 ÷ 블랙 계산값 | 명시 명암비 | 블랙레벨, 400 등급 대비 |
|---|---|---|---|
| DisplayHDR 400 | 1,000:1 | 1,300:1 | 1배 |
| DisplayHDR 500 | 5,000:1 | 7,000:1 | 4배 개선 |
| DisplayHDR 600 | 6,000:1 | 8,000:1 | 4배 개선 |
| DisplayHDR 1000 | 20,000:1 | 30,000:1 | 8배 개선 |
| DisplayHDR 1400 | 70,000:1 | 50,000:1 | 20배 개선 |
| True Black 400 | 800,000:1 | — | 800배 개선 |
세 가지가 드러난다. 첫째, 400과 600 사이에서 피크 휘도는 1.5배 늘지만 블랙레벨은 4배 좋아진다. 등급을 올려 얻는 것의 대부분이 검은색 쪽에 있다는 뜻이다. 둘째, 1400 등급만 계산값(70,000:1)이 명시 명암비(50,000:1)보다 높다. 인증 명암비는 화면 한 구석의 검은 박스나 체커보드 패턴처럼 밝은 영역과 검은 영역을 동시에 띄운 상태에서 측정하기 때문에, 단순 나눗셈과 어긋난다. 셋째, True Black은 같은 400이라는 숫자를 쓰면서 명암비 계열이 세 자릿수 배율로 다르다.

DisplayHDR의 숫자는 얼마나 밝아지는지를 말하고, 등급의 실체는 얼마나 어두워질 수 있는지에 있다.
True Black은 왜 별도 계보인가
True Black 400·500·600은 피크 휘도가 각각 400·500·600cd/m²로 낮은 편인데도 OLED·마이크로LED 전용 등급으로 따로 존재한다. 픽셀이 스스로 꺼져 블랙레벨 0.0005cd/m²를 만들 수 있고, 흑백 전환 응답 시간 요구도 다르다. 공개된 기준을 정리한 자료에 따르면 True Black은 2프레임, LCD 계열은 8프레임을 허용한다. 밝은 방에서 낮에 쓰면 피크 휘도가 낮아 아쉽고, 조명을 낮춘 방에서 영상·게임을 보면 같은 등급 숫자의 LCD와 비교가 되지 않는 구조다. 다만 자발광 패널이라 장시간 고정 화면 노출에서는 번인 위험 구간을 함께 계산해야 한다.


이런 사람에게 맞는다, 이런 경우는 기다려라
공개된 인증 기준만으로 판단하면 용도별 구분은 비교적 뚜렷하다.
- 문서·웹·코딩 위주: DisplayHDR 400은 추가로 지불할 이유가 거의 없다. 같은 값이면 패널 종류와 색 균일도, 해상도에 예산을 넣는 편이 낫다
- 영상 시청·HDR 콘텐츠 감상: 최소 600부터가 실질적인 출발선이다. 로컬 디밍이 인증 요건에 들어가는 첫 구간이 500·600이다
- HDR 게임 중심: 1000 이상 또는 True Black. 직하형 디밍이 요구되는 구간이며, 응답 성능은 주사율 조건과 묶어서 봐야 한다
- 기다려야 하는 경우: 스펙표에 등급 없이 'HDR 지원' 또는 'HDR10 호환'만 적혀 있으면 인증을 받지 않았다는 뜻이다. 디밍 구역 수를 표기하지 않은 1000 등급 제품도 판단을 보류할 이유가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