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펙표에 적힌 1/1.3인치 센서의 실제 대각선은 12.3mm, 수광 면적은 약 72.7mm²다. 25.4mm를 1.3으로 나눈 19.5mm가 아니다. 이 표기는 센서 크기가 아니라 렌즈가 상을 맺히는 원의 지름을 가리키는 광학 포맷이고, 그나마 인치 환산도 관행 계수를 한 번 더 거친다.

그래서 스펙 비교가 어긋난다. 1/1.3인치와 1/1.56인치는 숫자로 0.26 차이지만 실제 수광 면적은 1.44배 벌어진다. 반대로 화소 수는 2억과 1200만이 16배 차이 나는데, 저조도에서 실제로 쓰이는 화소 크기는 같아질 수 있다. 두 숫자 모두 액면 그대로 읽으면 틀린다.

작업대 위에 놓인 렌즈 요소와 이미지 센서 다이 매크로 컷

1/1.3인치 센서는 왜 대각선이 12.3mm인가

삼성전자 반도체가 정리한 이미지 센서 용어 설명은 광학 포맷을 "렌즈가 상을 맺히도록 하는 영역의 지름"으로 정의한다. 실제 센서 대각선보다 큰 값이 붙는데, 모서리가 어두워지는 비네팅을 피하려면 상이 맺히는 원이 센서보다 넉넉해야 하기 때문이다. 같은 자료가 드는 예가 명확하다. 6.4mm × 4.8mm 센서는 대각선이 8mm인데도 1/2인치(12.7mm)로 불린다. 통상 센서 대각선의 약 1.5배가 표기 값이 된다.

이 1.5배가 어디서 왔는지는 카메라 이전 시대의 유물이다. 현미경 카메라 업체 투센의 설명에 따르면 초기 비디오 카메라의 비디콘 영상관은 공칭 크기가 유리관 외경이었고, 실제로 빛을 받는 영역은 외경의 약 3분의 2에 불과했다. 그 비율이 그대로 굳어 오늘날 표기가 됐다. 같은 자료는 환산 계수를 두 갈래로 제시한다.

  • 1/2인치 이상: 대각선(mm) = 광학포맷(인치) × 25.4 ÷ 1.5875
  • 1/2인치 미만: 대각선(mm) = 광학포맷(인치) × 25.4 ÷ 1.4111

1/1.3인치는 0.769인치로 1/2인치보다 크므로 위 식이다. 25.4 ÷ 1.3 = 19.54, 이를 1.5875로 나누면 12.31mm. 여기에 스마트폰 센서의 통상 화면비 4:3을 대입하면 가로는 대각선의 0.8배, 세로는 0.6배이므로 9.85mm × 7.39mm, 면적 72.7mm²가 나온다.

스펙표의 분수는 크기가 아니라 관행이다. 1/1.3인치의 실제 대각선은 12.3mm — 인치와는 아무 상관이 없다.

표기 숫자를 면적으로 바꾸면

같은 방식으로 스마트폰에 흔히 쓰이는 광학 포맷을 실제 치수로 환산했다. 화면비 4:3, 계수는 위 두 갈래를 적용했고 마지막 열은 보급형 메인 센서에 오래 쓰인 1/2.55인치를 1.00으로 둔 면적 배수다.

광학 포맷환산 계수실제 대각선(mm)가로 × 세로(mm)수광 면적(mm²)면적 배수
1인치÷1.587516.0012.80 × 9.60122.95.14배
1/1.3인치÷1.587512.319.85 × 7.3972.73.04배
1/1.56인치÷1.587510.268.20 × 6.1550.52.11배
1/1.95인치÷1.58758.206.56 × 4.9232.31.35배
1/2.55인치÷1.41117.065.65 × 4.2423.91.00배
1/3.4인치÷1.41115.294.24 × 3.1813.50.56배

표에서 읽히는 건 두 가지다. 첫째, 분모의 작은 차이가 면적에서는 크게 벌어진다. 1/1.3과 1/1.56은 표기상 0.26 차이지만 72.7 대 50.5, 1.44배다. 1/1.56과 1/1.95는 1.56배 차이다. 둘째, 망원과 초광각에 흔히 들어가는 1/3.4인치급은 메인 센서 1/1.3인치의 18.5% 면적밖에 안 된다. 같은 폰 안에서도 렌즈를 바꾸는 순간 저조도 여유가 5분의 1로 줄어든다는 뜻이고, 야간에 2배·3배 줌만 켜면 결과물이 급격히 무너지는 이유가 여기 있다.

해질 무렵 서울 골목의 저조도 풍경

2억 화소가 1200만 화소보다 나은가

센서 면적이 정해지면 화소 수와 화소 크기는 서로를 깎아먹는 관계가 된다. 화소를 4배로 늘리면 화소 피치는 절반, 화소 하나가 받는 빛의 면적은 4분의 1이 된다. 삼성전자 반도체 자료도 "픽셀이 크다는 것은 빛을 받아들이는 면적이 넓어짐을 의미"하며 수광 면적이 커지면 노이즈가 적은 이미지를 얻는다고 못 박는다. 고화소 센서가 저조도에서 그대로는 불리하다는 얘기다.

이 손해를 되돌리는 장치가 픽셀 비닝이다. 삼성 ISOCELL HP2 사양을 보면 2억 화소 센서가 어두워지면 인접 화소를 묶어 1.2µm 5000만 화소, 더 어두우면 2.4µm 1250만 화소처럼 동작한다. 최대 16개 화소를 하나로 합치는 구조다. 공개된 이 수치를 화소 하나의 수광 면적으로 환산하면 아래와 같다.

동작 모드유효 해상도화소 피치(µm)화소당 수광 면적(µm²)원본 대비
원본 (비닝 없음)200MP0.60.361배
4:1 비닝50MP1.21.444배
16:1 비닝12.5MP2.45.7616배
(참고) 일반 1.4µm 센서12MP1.41.965.4배

여기서 원본 화소 피치 0.6µm는 4:1 비닝 결과가 1.2µm라는 공개 수치에서 역산한 값이다. 검산이 되는지 확인해 보면 앞의 표와 맞물린다. 2억 화소 × 0.36µm² = 7,200만µm² = 72mm². 표1에서 계산한 1/1.3인치의 72.7mm²와 사실상 같은 값이다. 광학 포맷에서 출발한 계산과 화소에서 출발한 계산이 같은 자리에서 만난다.

결론은 화소 수가 아니라 실제로 쓰이는 모드가 화질을 정한다는 것이다. 16:1로 묶인 2.4µm는 일반 1200만 화소 센서의 1.4µm보다 화소당 수광 면적이 2.94배 넓다. 반대로 2억 화소를 그대로 뽑는 모드는 화소당 0.36µm²로, 밝은 야외가 아니면 유리할 이유가 없다. 자동 모드에서 카메라가 어떤 모드를 고르는지가 실제 결과물을 좌우한다.

밤 보행교에서 스마트폰으로 촬영 중인 20대 여성의 뒷모습

스펙표에서 볼 순서

공개된 스펙만으로 판단할 때, 순서는 이렇게 잡는 편이 실패가 적다.

  1. 메인 카메라의 광학 포맷 — 화소 수보다 먼저다. 위 표로 면적을 환산해 두면 세대 간 비교가 가능해진다.
  2. 비닝 후 화소 피치 — 제조사가 "저조도 시 몇 µm"로 표기하는 값. 원본 화소 피치보다 이쪽이 실사용에 가깝다.
  3. 망원·초광각 센서의 포맷 — 여기가 실제 체감을 가른다. 메인만 크고 나머지가 1/3.4인치급이면 야간 줌은 기대하기 어렵다.
  4. 오토포커스 방식 — HP2는 모든 화소가 위상차 검출에 참여하는 Super QPD를 쓴다. 저조도 초점 실패는 센서 크기보다 이쪽 영향이 크다.
👍 고화소 + 비닝 센서의 강점
  • 밝은 곳에서는 원본 해상도로 크롭 여유 확보
  • 어두운 곳에서는 16:1 비닝으로 화소당 수광 면적 16배
  • 전 화소 위상차 검출로 움직이는 피사체 추적에 유리
👎 공개 스펙에서 드러나는 약점
  • 비닝을 끄고 원본으로 찍으면 화소당 0.36µm² — 저조도에 불리
  • 큰 센서는 모듈 두께를 키워 카메라 돌출로 이어짐
  • 보조 렌즈 센서가 작으면 메인 스펙의 이점이 줌에서 사라짐

카페 테이블 위에서 스마트폰을 쥔 손 클로즈업

이런 사람에게 맞는다 / 이런 사람은 기다려라

야간 스냅과 실내 촬영 비중이 높다면 화소 수를 낮추더라도 메인 센서 광학 포맷이 1/1.56인치 이상인 쪽이 공개 스펙 기준으로 유리하다. 1/1.3인치급이면 1/2.55인치 대비 면적 3배를 확보한다. 줌을 자주 쓴다면 메인이 아니라 망원 센서의 포맷을 먼저 확인해야 한다. 접히는 기기의 카메라 모듈 제약은 폴더블과 바형 플래그십의 스펙 격차에서 두께·무게와 함께 비교했다.

반대로 낮 시간 SNS 업로드가 대부분이라면 센서 면적 차이는 리사이즈 과정에서 상당 부분 묻힌다. 이 경우 카메라 스펙에 예산을 몰기보다 디스플레이나 배터리 사이클 수명 스펙 쪽을 보는 편이 낫다. 화소 수만 크게 적힌 모델은 비닝 후 화소 피치가 스펙표에 없는지 확인하고, 없다면 그 숫자는 판단 재료로 쓰지 않는 게 안전하다.

참고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