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이어폰을 써도 어떤 코덱으로 연결되느냐에 따라 실려 나가는 데이터량이 6배 넘게 벌어진다. 가장 압축이 강한 LC3가 160kbps, 가장 널널한 LDAC 최고 모드가 990kbps다. 코덱은 소리를 좋게 만드는 장치가 아니라 무선 구간에서 얼마를 버릴지 정하는 규칙이다.
정리에 쓴 수치는 전부 공개된 스펙 기준이다. 소니는 LDAC 개발자 페이지에서 최대 990kbps 전송과 330·660·990kbps를 오가는 베스트 에포트 모드를 명시하고, 코덱별 비트레이트와 지연 시간 표기는 Feasycom의 코덱 비교 자료를 따랐다.

비트레이트를 압축률로 바꾸면 무엇이 남나
CD 음원은 16비트·44.1kHz 스테레오, 초당 1,411kbps다. 코덱의 비트레이트를 이 값으로 나누면 무선 구간에서 원본 대비 얼마가 남는지가 나온다. 아래 표의 압축률과 1시간 전송량은 공개 스펙 수치로 직접 계산했다(1MB=1,000KB 기준).
| 코덱 | 최대 비트레이트(kbps) | CD 음원 대비(%) | 1시간 전송량(MB) | 표기 지연(ms) |
|---|---|---|---|---|
| LC3 | 160 | 11.3 | 72 | 50 이하 가능 |
| AAC | 256 | 18.1 | 115 | 120~180 |
| SBC | 328 | 23.2 | 148 | 150~220 |
| aptX | 352 | 24.9 | 158 | 100~120 |
| aptX Adaptive | 420 | 29.8 | 189 | 80(LL 40) |
| aptX HD | 576 | 40.8 | 259 | 150 이상 |
| LDAC | 990 | 70.2 | 446 | 100~150 |
표에서 읽을 대목은 두 가지다. 첫째, LDAC 990kbps조차 CD 원본의 70%다. 무손실이 아니다. 둘째, 24비트·96kHz 하이레스 음원(4,608kbps)을 기준으로 삼으면 990kbps는 21.5%로 떨어진다. 소니가 990kbps 전송에 한해 하이레스 오디오 와이어리스 로고를 붙인다고 밝힌 것도 무손실 전송이라는 뜻이 아니라 그 등급의 인증 요건을 만족한다는 의미다.
SBC와 LDAC의 격차도 데이터량으로 보면 단순하다. 소니는 LDAC이 SBC(328kbps) 대비 약 3배의 데이터를 보낸다고 설명한다. 표의 1시간 전송량 148MB와 446MB가 그 3배다.
LDAC 990kbps는 항상 나오지 않는다
LDAC의 세 모드는 사용자가 고정할 수도 있지만 기본은 연결 상태에 따라 330·660·990kbps를 자동으로 오가는 베스트 에포트다. 문제는 하단인 330kbps 쪽이다. SoundGuys의 측정에 따르면 330kbps 설정은 CD 품질보다 확연히 나쁘고, 컷오프 주파수 부근에서 노이즈 플로어가 -33dB까지 올라오며, 전 주파수 대역에서 aptX와 일반 SBC보다도 나쁜 결과를 냈다.
코덱이 정하는 것은 음질의 상한이지, 지금 귀에 도달하는 소리가 아니다.
즉 LDAC을 지원한다는 표기 하나로는 990kbps가 보장되지 않는다. 지하철·환승 통로처럼 2.4GHz 대역이 붐비는 환경, 주머니 속에 송신 기기를 넣어 몸이 신호를 가리는 자세, 배터리 절약 모드에서 코덱 비트레이트를 낮추는 설정이 모두 하단 모드로 떨어뜨리는 조건이다. 990kbps 고정 모드를 강제하면 이번에는 끊김이 늘어난다.

지연 시간은 영상에서 몇 프레임인가
지연은 밀리초로 표기되지만 체감은 영상 재생에서 갈린다. 30fps 영상의 한 프레임은 33.3ms다. 표기 지연을 프레임 수로 환산하면 립싱크가 어긋나 보이는 정도가 가늠된다.
| 코덱 | 표기 지연(ms) | 30fps 기준 프레임 수 | 영상 체감 |
|---|---|---|---|
| aptX LL | 32~40 | 1.0~1.2 | 거의 인지 어려움 |
| aptX Adaptive(LL) | 40 | 1.2 | 거의 인지 어려움 |
| aptX Adaptive | 80 | 2.4 | 민감하면 인지 |
| aptX | 100~120 | 3.0~3.6 | 입 모양과 어긋남 |
| LDAC | 100~150 | 3.0~4.5 | 입 모양과 어긋남 |
| AAC | 120~180 | 3.6~5.4 | 뚜렷하게 어긋남 |
| SBC | 150~220 | 4.5~6.6 | 뚜렷하게 어긋남 |
비트레이트 순위와 지연 순위가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이 핵심이다. 데이터량이 가장 많은 LDAC이 지연에서는 중간이고, 비트레이트가 aptX와 같은 aptX LL은 지연만 3분의 1로 줄인 설계다. 영상 시청이나 리듬 게임이 주 용도라면 비트레이트 표기가 아니라 저지연 모드 지원 여부가 먼저 볼 항목이다. 다만 대부분의 동영상 앱은 자체적으로 오디오를 지연 보정하므로, 어긋남이 실제로 문제가 되는 쪽은 게임과 실시간 통화다.
LC3가 기준선을 끌어내린 방식
LC3는 LE 오디오의 필수 코덱이다. 눈여겨볼 것은 최대치가 아니라 하단이다. SoundGuys가 정리한 LC3 설명에 따르면 LC3는 345kbps에서 160kbps까지 내려가며, ITU-R BS.1116-3 청취 평가에서 최저 품질 설정에서도 4.5 근처를 유지해 훨씬 높은 비트레이트의 SBC보다 나은 점수를 냈다. 5.0이 원본과 구분 불가, 4.0이 인지되지만 거슬리지 않는 수준이다.
같은 소리를 절반 이하의 데이터로 보낸다는 것은 전력 소모와 연결 안정성이 함께 개선된다는 뜻이다. 표의 1시간 전송량으로 보면 SBC 148MB가 LC3에서는 72MB다. 이어폰 배터리 표기를 읽는 기준은 배터리 수명 스펙 800사이클·80% 기준 글에서 정리한 방식과 같다.

스펙표에서 실제로 확인할 항목
코덱은 송신 기기와 수신 기기가 모두 지원해야 성립한다. 한쪽만 LDAC이면 연결은 SBC로 내려간다. SBC가 모든 블루투스 오디오 기기의 필수 코덱이라는 점이 이 폴백을 보장한다. 제품 페이지에 코덱 이름이 나열돼 있어도 내 휴대폰이 그 코덱의 송신을 지원하는지가 먼저다.
소니는 LDAC을 안드로이드 오픈소스 프로젝트에 기여해 제조사가 라이선스 아래 자유롭게 구현할 수 있게 했다고 밝힌다. 안드로이드 계열에서 LDAC 선택지가 넓은 배경이다. 반대로 LE 오디오와 LC3는 기기 양쪽의 하드웨어 지원이 필요해 구형 기기에서는 펌웨어만으로 열리지 않는다.
차폐가 아니라 압축이 문제인 경우도 구분해야 한다. 주변 소리가 섞여 답답하게 들리는 것은 코덱이 아니라 차음·감쇠 성능의 몫으로, 노이즈캔슬링 감쇠 dB와 유효 대역에서 따로 다뤘다.
이런 사람에게 맞는다
- 스트리밍 앱의 손실 압축 음원이 주 소스라면 SBC·AAC 구간에서 이미 원본이 압축된 상태다 — LDAC 지원에 웃돈을 얹을 실익이 크지 않다
- 기기에 저장한 24비트 음원을 듣는다면 LDAC·aptX HD의 상한이 의미를 갖는다. 대신 990kbps 고정 시 끊김 가능성을 감수해야 한다
- 영상·게임 비중이 높다면 비트레이트보다 저지연 모드(aptX LL, aptX Adaptive) 지원 여부가 먼저다
- 이동 중 사용이 많다면 하단 모드로 떨어졌을 때의 품질이 실사용 품질이다 — 330kbps 구간의 측정 결과를 기준으로 잡는 편이 안전하다
- LE 오디오 지원 기기로 넘어갈 계획이라면 LC3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 코덱이므로 별도 확인 항목이 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