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B4 포트와 썬더볼트 5 포트는 같은 USB-C 커넥터를 쓰고 케이블도 겹치지만, 규격이 보장하는 최소치가 다르다. 썬더볼트 5는 80Gbps 링크와 PCIe 64Gbps를 인증 조건으로 못 박고, USB4는 20Gbps만 넘기면 규격을 만족한다. 여기에 자주 인용되는 120Gbps는 별도의 더 빠른 속도가 아니라, 레인 4개를 2:2에서 3:1로 다시 나눈 결과다. 총량은 160Gbps로 똑같고 방향만 바뀐다.

USB-C 커넥터 접점부를 극단적으로 확대한 클로즈업

같은 USB-C인데 무엇이 다른가 — 인증이 가른다

USB4는 USB-IF가 관리하는 개방 규격이고, 상당수 기능이 선택 사항이다. Granite River Labs의 규격 비교는 USB4의 기본 대역폭을 20Gbps, PCIe 터널링을 선택 사항, 최소 전력 공급을 7.5W, 디스플레이 지원을 DP 1.4a 1개로 정리한다. 같은 문서에서 썬더볼트 4는 40Gbps 링크에 PCIe 32Gbps(Gen3 x4), 디스플레이 2개, 최소 15W가 필수이며, 썬더볼트 5는 80Gbps 링크에 PCIe 64Gbps(Gen4 x4)와 DP 2.1 UHBR20 디스플레이 2개를 요구한다.

이 구조 때문에 "USB4 지원"이라는 표기만으로는 실제 성능을 알 수 없다. 20Gbps 링크에 PCIe 터널링이 빠진 USB4 포트도 규격상 완전한 USB4다. 반면 썬더볼트는 인텔 인증을 통과해야 이름을 붙일 수 있어서, 로고가 붙었다면 목록에 적힌 수치가 최소한 보장된다. Macworld의 세대별 비교도 썬더볼트 3·4·5는 인증이 필수이고 USB4는 인증이 선택이라는 점을 차이의 핵심으로 짚는다.

실사용에서 가장 크게 체감되는 항목은 링크 대역폭이 아니라 그 안에 뚫리는 PCIe 터널 폭이다. 외장 NVMe SSD나 외장 GPU가 쓰는 통로가 이쪽이기 때문이다. 공개된 스펙 기준으로 PCIe 터널 상한을 바이트로 환산하고, 100GB 파일 전송에 걸리는 이론 시간을 계산하면 아래와 같다.

규격링크 대역폭(Gbps)PCIe 터널 상한(Gbps)바이트 환산(GB/s)100GB 전송 이론 시간(초)
USB4 (최소 요건)20선택 사항 — 없을 수 있음
USB4 40Gbps4032 (Gen3 x4 수준)4.025
썬더볼트 44032 (Gen3 x4)4.025
USB4 Version 2.080PCIe 4.0 정렬8.012.5
썬더볼트 58064 (Gen4 x4)8.012.5

환산은 8비트를 1바이트로 놓은 단순 계산이다. 실제로는 PCIe의 128b/130b 인코딩과 프로토콜 오버헤드, SSD 컨트롤러의 지속 쓰기 속도 때문에 이 시간보다 길어진다. 그래도 표가 말하는 구조는 분명하다. 40Gbps 계열에서 80Gbps 계열로 넘어갈 때 줄어드는 시간은 25초에서 12.5초, 딱 절반이다.

노트북 측면 포트에 USB-C 케이블을 꽂으려는 손

120Gbps는 속도가 아니라 레인 배분이다

썬더볼트 5 소개에 빠지지 않는 120Gbps는 별도의 상위 등급이 아니다. Keysight의 USB4 Version 2.0 해설에 따르면 80Gbps는 방향당 레인 2개, 레인당 40Gbps 구성이며 신호는 25.6GBaud PAM3다. 그리고 특정 용도에서는 한 방향에 레인 3개를 몰아 120Gbps를, 반대 방향에 레인 1개로 40Gbps를 배정할 수 있다.

레인당 40Gbps라는 값과 총 4개라는 레인 수를 고정해 두고 배분만 바꿔 계산하면 구조가 한눈에 들어온다.

모드송신 레인(개)수신 레인(개)송신(Gbps)수신(Gbps)레인 총량(Gbps)
대칭 (기본)228080160
비대칭 (대역폭 부스트)3112040160

총량 160Gbps는 두 모드가 같다. 40Gbps짜리 레인 하나를 수신에서 떼어 송신에 붙였을 뿐이다. 그래서 이 모드가 이득이 되는 상황은 데이터가 한쪽으로만 크게 흐르는 경우 — 고해상도 모니터 여러 대에 영상을 내보내는 작업이 대표적이다. 양방향으로 고르게 오가는 외장 스토리지 작업에서는 오히려 수신 쪽이 40Gbps로 좁아진다. Granite River Labs 비교표는 이 비대칭 링크를 썬더볼트 5만 지원하고 썬더볼트 4와 기본 USB4는 지원하지 않는 항목으로 분류한다.

120Gbps는 파이프가 굵어진 게 아니라, 있던 파이프 네 개를 3대 1로 다시 묶은 것이다. 합계는 160Gbps 그대로다.

책상 선반 위에 놓인 외장 SSD와 도크, 아래로 늘어진 케이블

모니터와 충전에서 갈리는 지점

디스플레이 쪽 차이는 링크 속도보다 DP 버전에서 나온다. Granite River Labs 기준으로 썬더볼트 5는 DP 2.1 UHBR20으로 모니터 2대, 썬더볼트 4는 DP 1.4a HBR3로 2대, 기본 USB4는 DP 1.4a로 1대다. Macworld는 썬더볼트 5의 DP 2.1이 10K급, 썬더볼트 4의 DP 1.4가 8K급 출력에 대응한다고 정리했다. 해상도와 주사율이 요구하는 대역폭을 직접 계산하는 방법은 HDMI 2.1과 DP 2.1의 대역폭을 비교한 글에 정리해 두었다.

충전 전력은 규격이 아니라 구현이 정한다. Macworld 비교표는 최대 충전 전력을 썬더볼트 3·4가 100W, 썬더볼트 5와 USB4가 240W로 적는다. 다만 240W는 USB PD의 EPR 확장을 지원하는 충전기·케이블·기기가 모두 갖춰졌을 때의 상한이고, 포트가 썬더볼트 5라는 사실만으로 240W가 나오지는 않는다. USB PD 충전기의 100W·240W 조건을 정리한 글에서 다룬 케이블 등급 문제가 여기서 그대로 반복된다.

케이블 길이도 실용적인 제약이다. Macworld 기준 수동 케이블 길이는 썬더볼트 5가 1.2m, 썬더볼트 4와 USB4가 2m, 썬더볼트 3가 0.7m다. 속도가 올라갈수록 수동 케이블로 버틸 수 있는 거리가 짧아지고, 그 이상은 능동 케이블이 필요해진다.

전원이 꺼진 모니터 두 대가 놓인 저녁 무렵의 책상

포트 표기, 이렇게 읽는다

공개된 스펙 기준으로 정리하면 판단 순서는 단순하다. 첫째, 제품 사양서에서 "USB4"라는 단어 뒤에 붙은 숫자를 본다. 20Gbps인지 40Gbps인지 80Gbps인지가 적혀 있지 않으면 최소 요건인 20Gbps로 가정하는 편이 안전하다. 둘째, PCIe 터널링 지원 여부를 따로 확인한다. 이 항목이 빠진 USB4 포트에서는 외장 NVMe SSD가 USB 저장장치 속도로만 동작한다. 셋째, 썬더볼트 로고가 있다면 위 표의 수치가 인증으로 보장된다.

  • 썬더볼트 5가 의미 있는 경우: 8K 이상 또는 고주사율 모니터를 여러 대 연결하거나, PCIe Gen4 속도를 내는 외장 SSD·외장 GPU를 쓰는 작업
  • 썬더볼트 4나 USB4 40Gbps로 충분한 경우: 4K 모니터 한두 대와 도크 확장, 외장 SSD로 백업하는 일반적인 구성 — 25초와 12.5초의 차이가 하루 작업량을 바꾸지 않는다면 여기서 멈춰도 된다
  • 기다리는 편이 나은 경우: 노트북 본체 포트가 40Gbps인데 80Gbps 도크만 먼저 사는 구성 — 병목은 언제나 더 느린 쪽에서 생긴다

참고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