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이어폰을 아이폰에 붙이면 AAC로, 안드로이드 폰에 붙이면 LDAC로 연결될 수 있다. 코덱은 이어폰 스펙표가 혼자 정하는 값이 아니라 폰과 이어폰이 함께 가진 것 중에서 골라진다. 이어폰이 LDAC를 지원해도 폰이 못 하면 그 줄은 쓰이지 않는다.

숫자만 보면 LDAC의 990kbps가 압도적이다. 그런데 990은 조건이 좋을 때의 상한이고, 많은 폰이 실제로 고르는 기본값은 330kbps다. 그 상태에서는 필수 코덱인 SBC의 328kbps와 사실상 같은 자리에 선다.

충전 케이스에서 이어폰을 집어 올리는 손 클로즈업

코덱은 폰과 이어폰의 교집합에서 정해진다

플랫폼 제약이 먼저다. Android Authority는 아이폰 사용자에게는 AAC가 최선이며 아이폰은 aptX를 아예 지원하지 않는다고 정리한다. aptX 계열은 퀄컴이 안드로이드 제조사에 널리 라이선스한 코덱이고, 삼성의 Samsung Seamless Codec은 삼성 기기에만 열려 있다. LHDC는 안드로이드 10 이상에서 지원되지만 삼성과 픽셀 일부는 빠져 있다.

공개된 스펙 기준으로 코덱을 늘어놓으면 이렇게 갈린다.

코덱최대 비트레이트(kbps)최대 해상도주 지원 플랫폼
SBC32848kHz / 16bit전 기기 필수 코덱
AAC25644.1kHz / 16bit아이폰 기본, 안드로이드도 지원
aptX35248kHz / 16bit안드로이드(퀄컴), 아이폰 미지원
aptX HD57648kHz / 24bit안드로이드(퀄컴)
aptX Adaptive420(가변)96kHz / 24bit안드로이드(퀄컴)
aptX Lossless1,20096kHz / 24bit스냅드래곤 사운드 조합
LDAC99096kHz / 24bit안드로이드 8 이상, 애플 미지원
LC334548kHz / 32bit블루투스 5.2 이상 LE 오디오
LHDC90096kHz / 24bit안드로이드 10+ (일부 제조사 제외)

표의 숫자에는 자료별 편차가 있다. SoundGuys는 같은 코덱을 SBC 320kbps·AAC 264kbps로 적는다. 몇 kbps 차이는 측정·구현 조건에서 오는 것이고, 뒤에서 볼 계단 차이(330 대 990)에 비하면 무의미한 폭이다. 세대별 규격 차이가 체감으로 잘 안 이어지는 이유는 블루투스 5.3과 5.4의 차이를 정리한 글에서 다룬 것과 같은 구조다.

990kbps는 원본의 몇 %인가

비트레이트 숫자 자체는 크기 감각을 주지 않는다. 기준을 세워 환산하면 위치가 보인다. CD 음원(44.1kHz·16bit·스테레오)의 데이터량은 44,100 × 16 × 2 = 초당 1,411.2kbps다. 24bit·96kHz 스테레오 고해상도 음원이면 96,000 × 24 × 2 = 4,608kbps다. 각 코덱의 최대 비트레이트를 이 두 기준으로 나눈 값이다.

코덱최대 비트레이트(kbps)CD 원본 대비(%)24bit/96kHz 원본 대비(%)
AAC25618.15.6
SBC32823.27.1
LDAC 최저 단계33023.47.2
LC334524.47.5
aptX35224.97.6
aptX HD57640.812.5
LDAC 최고 단계99070.121.5
aptX Lossless1,20085.026.0

두 가지가 드러난다. 첫째, '하이레졸루션'을 앞세우는 LDAC조차 최고 단계에서 24bit/96kHz 원본의 21.5%만 보낸다. 96kHz 지원은 그 샘플레이트의 신호를 받아들인다는 뜻이고, 그것을 손실 없이 옮긴다는 뜻이 아니다. 둘째, LDAC가 최저 단계로 내려가면 SBC(23.2%)와 0.2%p 차이로 붙는다 — 이름과 실제 전송량이 어긋나는 지점이다.

aptX Lossless는 CD 기준으로 85%까지 올라가지만, 이 값은 스냅드래곤 사운드로 폰·칩·이어폰이 모두 맞아떨어질 때의 조건부 상한이다. 세 조각 중 하나만 빠지면 aptX Adaptive나 그 아래로 내려간다.

이어폰 그릴과 충전 단자의 접사

LDAC 990kbps가 항상 990이 아닌 이유

SoundGuys는 원인을 대역폭으로 지목한다. 블루투스의 약점은 제한된 대역폭이고, 높은 전송률은 가용 대역을 넘겨 끊김이나 연결 중단을 부른다. 그래서 LDAC는 990·660·330kbps 단계를 오가고, 많은 폰이 330kbps를 기본값으로 고른다. SoundGuys는 LDAC가 330kbps로 흐를 때 aptX와 SBC가 오히려 더 낫다고 적는다.

스펙표의 990kbps는 이어폰이 받아들일 수 있는 최대치이고, 실제로 흐르는 값은 그날의 무선 환경이 정한다.

실사용에서 대역을 잡아먹는 조건은 정해져 있다. 사람이 많은 지하철·환승 통로, 폰을 주머니나 가방에 넣어 몸이 안테나를 가리는 자세, 2.4GHz 와이파이·전자레인지가 함께 도는 실내. 안드로이드 폰에서 개발자 옵션으로 LDAC를 '음질 우선'에 고정할 수 있지만, 그건 상한을 올리는 선택이 아니라 끊김을 감수하는 선택이다.

지하철에서 이어폰을 착용한 20대 여성의 측면

지연은 비트레이트와 다른 축이다

영상·게임에서 입 모양과 소리가 어긋나는 문제는 비트레이트가 아니라 지연 시간이 만든다. SoundGuys는 40밀리초 미만의 지연을 지원하는 것은 aptX LL뿐이라고 못 박는다. Android Authority도 LDAC가 aptX 대비 지연이 늘어나는 경향을 보인다고 적는다. 비트레이트를 올리려면 인코딩·버퍼 단계에서 시간을 더 쓰게 되므로, 음질 지향 코덱과 저지연은 같은 방향으로 가지 않는다.

여기에 SoundGuys가 지적하는 변수가 하나 더 있다. 안드로이드의 블루투스 지연은 기기마다 편차가 커서 코덱 이름만으로는 예측되지 않는다. 영상 시청이 주 용도라면 코덱 표보다 이어폰 제조사가 별도로 제공하는 '게임 모드' 같은 저지연 옵션의 유무가 실질적인 판단 재료다.

늦은 저녁 텅 빈 지하철 승강장의 점자블록과 스크린도어

고르는 순서

SoundGuys의 결론은 담백하다 — 표준 SBC와 AAC로 대다수 사용자의 필요는 충족된다. 코덱은 이어폰 선택의 마지막 변수에 가깝고, 순서를 앞으로 당길 이유가 있는 경우는 제한적이다.

  • 아이폰만 쓴다면 — 선택지가 AAC 하나다. LDAC·aptX 지원 여부는 값에 반영될 이유가 없다. Android Authority 기준으로 애플의 AAC 구현은 완성도가 높은 편이다.
  • 안드로이드 + 유선급 음질을 원한다면 — LDAC 또는 aptX HD 이상을 보되, 폰이 어느 코덱을 실제로 협상하는지 개발자 옵션에서 확인한 뒤 판단한다.
  • 이동 중 청취가 주 용도라면 — 최고 비트레이트보다 안정성이다. 330kbps로 떨어진 LDAC보다 aptX나 AAC가 유리할 수 있다.
  • 영상·게임이 주 용도라면 — 비트레이트 표를 접고 저지연 모드 지원 여부를 본다. 40ms 이하를 규격으로 보장하는 것은 aptX LL 계열뿐이다.
  • 새로 사는 조합이라면 — LC3(LE 오디오)는 블루투스 5.2 이상에서 열리는 축이다. 폰과 이어폰이 모두 LE 오디오를 지원하는지 함께 확인한다.

참고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