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니터 박스에 적힌 1ms는 어떤 방식으로 잰 값인지에 따라 전혀 다른 숫자다. 1ms(GtG)는 픽셀 하나가 회색에서 다른 회색으로 바뀌는 데 걸린 시간이고, 1ms(MPRT)는 그 화면이 눈에 남아 있는 시간이다. 그리고 240Hz 모니터가 한 프레임을 띄우고 있는 시간은 물리적으로 4.17ms다. 백라이트를 껐다 켜지 않는 한 MPRT는 이 값 밑으로 내려가지 않는다.
같은 패널에 두 숫자가 동시에 적히는 이유도 여기 있다. 제조사는 유리한 조건에서 잰 값을 고를 수 있고, 두 지표는 애초에 다른 현상을 재기 때문이다.

GtG는 픽셀이 바뀌는 시간, MPRT는 눈에 남는 시간
KTC의 구매 가이드는 두 지표를 이렇게 구분한다. GtG는 픽셀이 한 명암에서 다른 명암으로 물리적으로 전환되는 속도를, MPRT는 색이 얼마나 빨리 바뀌는지가 아니라 이미지가 망막에 얼마나 오래 남아 있는지를 측정한다. 앞은 패널 소자의 속도이고, 뒤는 눈이 인식하는 잔상의 길이다.
측정 구간에도 함정이 있다. 업계 표준은 휘도 변화의 10~90% 구간만 재는데, 이 방식은 잔상이 가장 잘 보이는 전환의 시작과 끝을 잘라낸다. 같은 문서는 이 창(window)이 오해를 부르는 표기를 가능하게 한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패널이 완전히 색을 잡는 시간은 표기값보다 길다.
GtG는 패널이 얼마나 빨리 바뀌는지를 재고, MPRT는 그 화면을 얼마나 오래 붙잡고 있는지를 잰다. 둘 다 낮아야 잔상이 짧아진다.
240Hz의 MPRT가 4.17ms인 이유
일반적인 모니터는 다음 프레임이 올 때까지 현재 화면을 계속 띄워두는 샘플 앤드 홀드 방식으로 동작한다. 그래서 한 프레임이 화면에 머무는 시간은 주사율의 역수로 정해진다. 1,000 ÷ 주사율(Hz)이 곧 그 값이다. KTC의 정리도 60Hz는 약 16.7ms, 144Hz는 약 6.9ms의 지속시간을 갖는다고 같은 계산을 제시한다.
여기에 블러버스터스가 정리한 경험칙을 대입하면 잔상의 폭이 픽셀 단위로 나온다. 지속시간 1ms마다 초당 1,000픽셀 이동 기준으로 약 1픽셀의 블러가 더해진다는 규칙이다. FPS 게임에서 시야를 빠르게 돌릴 때의 화면 이동 속도가 대략 초당 1,000~2,000픽셀 구간이므로, 주사율별로 다음과 같이 계산된다.
| 주사율(Hz) | 프레임 지속시간(ms) | 잔상 폭 @1,000px/s(px) | 잔상 폭 @2,000px/s(px) | 60Hz 대비 |
|---|---|---|---|---|
| 60 | 16.67 | 16.7 | 33.3 | 1.0배 |
| 120 | 8.33 | 8.3 | 16.7 | 0.50배 |
| 144 | 6.94 | 6.9 | 13.9 | 0.42배 |
| 240 | 4.17 | 4.2 | 8.3 | 0.25배 |
| 360 | 2.78 | 2.8 | 5.6 | 0.17배 |
| 480 | 2.08 | 2.1 | 4.2 | 0.13배 |
| 스트로빙 1ms 구동 | 1.00 | 1.0 | 2.0 | 0.06배 |
표에서 읽어야 할 것은 두 가지다. 첫째, 주사율을 두 배로 올려야 잔상이 절반이 된다. 144Hz에서 240Hz로 가면 6.9픽셀이 4.2픽셀로 줄어드는 정도이고, 240Hz에서 360Hz는 4.2에서 2.8픽셀이다. 둘째, GtG가 아무리 0에 가까워도 이 표의 값 아래로는 내려가지 않는다. GtG는 표의 값에 더해지는 항목이지 대체하는 항목이 아니다.

1ms(MPRT) 표기가 붙는 조건
그렇다면 240Hz 모니터에 적힌 1ms(MPRT)는 어떻게 나온 값인가. 백라이트를 프레임 사이에 잠깐씩 끄는 방식, 이른바 백라이트 스트로빙 또는 검은 화면 삽입(BFI)을 켰을 때의 값이다. 화면이 실제로 보이는 시간을 강제로 줄여 지속시간을 깎는 원리다.
대가가 따른다. KTC는 이 방식에 밝기 30~50% 손실, 가변 주사율(VRR)과의 비호환, 스트로브 크로스토크라는 부작용이 붙는다고 정리한다. 밝은 방에서 쓰기 어려워지고, 프레임이 흔들리는 게임에서는 VRR을 포기해야 한다는 뜻이다. 스펙표의 1ms(MPRT)는 이 기능을 켠 상태의 값이고, 끄면 표의 4.17ms로 돌아간다.
오버드라이브도 비슷하다. 전압을 과하게 걸어 픽셀 전환을 앞당기면 GtG 숫자는 좋아지지만, 목표 밝기를 지나쳐 밝은 테두리가 남는 역잔상이 생긴다. 같은 문서가 지적하는 부작용이다. 패널 규격을 읽는 방식은 색재현율에서 커버리지와 볼륨이 갈리는 지점이나 DisplayHDR 등급별 최소 요구 조건과 같다. 표기 조건을 함께 읽지 않으면 숫자만 남는다.

ClearMR — 시간 대신 비율로 재는 지표
VESA가 2022년 도입한 ClearMR은 이 문제를 다르게 접근한다. VESA는 CMR을 선명한 픽셀과 흐린 픽셀의 비율로 정의하고, 고속 카메라로 움직이는 테스트 패턴을 촬영해 값을 산출한다고 설명한다. 시간 기반 지표인 MPRT가 과도한 오버슈트·언더슈트 같은 보정 기법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것이 도입 이유였고, 그래서 인증 시험에서는 백라이트 스트로빙을 끈 상태로 측정한다.
TFTCentral의 분석에 따르면 등급은 ClearMR 3000부터 9000까지 1000 단위로 나뉘고, ClearMR 7000은 선명한 픽셀이 흐린 픽셀보다 65~75배 많다는 뜻이며, 최하위 3000 등급은 90~120Hz 디스플레이를 겨냥해 60Hz 제품은 대개 인증을 받지 못한다. 인증 대상은 모니터에 한정되지 않고 노트북·태블릿·TV까지 포함한다.
다만 이 지표도 완결형은 아니다. 같은 분석은 260Hz LCD와 165Hz LCD가 함께 ClearMR 7000을 받고, 138Hz OLED와 165Hz IPS LCD가 같은 등급에 놓인 사례를 들어 주사율의 영향이 충분히 반영되는지 의문을 제기한다.
| 지표 | 측정 대상 | 단위 | 표기값이 좋아지는 조건 | 표기 시 함께 볼 것 |
|---|---|---|---|---|
| GtG | 픽셀의 명암 전환 속도 | ms | 오버드라이브 강도 상향 | 역잔상 발생 여부 |
| MPRT | 이미지가 눈에 남는 시간 | ms | 백라이트 스트로빙·BFI 활성화 | 밝기 손실·VRR 사용 가능 여부 |
| ClearMR | 선명 픽셀 대 흐린 픽셀 비율 | 배수(CMR) | 시험 중 보정 기법 사용 제한 | 측정 주사율과 등급의 정합 |

이런 사람에게 맞는다, 이런 경우엔 기다려라
공개된 스펙 기준으로 정리하면 선택은 이렇게 갈린다.
- 경쟁 FPS 위주라면 주사율부터 — 잔상 폭은 주사율이 절반을 정한다. 1ms(GtG) 표기보다 144Hz를 240Hz로 올리는 쪽이 표의 계산상 더 크게 줄인다.
- 밝은 방에서 쓴다면 스트로빙 표기는 접어둔다 — 1ms(MPRT)는 밝기 30~50%를 내주고 얻는 값이다. 조명이 밝은 환경에서는 켜기 어렵다.
- VRR을 상시 쓴다면 MPRT 표기는 의미가 줄어든다 — 스트로빙과 가변 주사율은 대체로 동시에 켜지지 않는다.
- 영상·업무 위주라면 우선순위가 아니다 — 초당 1,000픽셀급 이동이 드문 작업에서는 몇 픽셀의 잔상 차이가 드러나지 않는다.
- ClearMR 등급만 보고 고르는 것은 이르다 — 주사율이 다른 제품이 같은 등급을 받는 사례가 있어, 등급과 주사율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
구매 전 확인할 항목은 단순하다. 제품 페이지의 응답속도 옆 괄호가 GtG인지 MPRT인지, MPRT라면 어떤 기능을 켠 조건인지, 그리고 그 기능을 켰을 때 VRR과 밝기가 어떻게 되는지다. 대역폭 규격까지 함께 보려면 4K 240Hz에 필요한 대역폭 계산을 같이 확인하는 편이 낫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