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율 N Hz가 뜻하는 것은 화면이 1초에 N번, 즉 1000 ÷ N 밀리초마다 한 번씩 갱신된다는 것이다. 60Hz는 16.67ms, 144Hz는 6.94ms, 240Hz는 4.17ms. 여기서 바로 드러나는 사실은 숫자가 커질수록 줄어드는 시간은 급격히 작아진다는 점이다. 60에서 144로 올리면 9.73ms를 줄이지만, 144에서 240으로 올려도 2.78ms밖에 줄지 않는다.

그리고 주사율을 올릴수록 병목은 패널이 아니라 케이블로 옮겨간다. 4K 240Hz 10비트 신호는 순수 영상 데이터만 초당 약 59.7기가비트로, DisplayPort 1.4의 유효 대역폭 25.92Gbps를 두 배 넘게 초과한다.

모니터 뒷면 단자에 디스플레이 케이블을 꽂는 손

주사율을 밀리초로 바꿔보면

삼성전자의 모니터 가이드는 주사율을 "모니터가 매초마다 이미지를 갱신하는 횟수"로 정의하고, 60Hz는 문서·웹 중심의 표준, 144Hz 이상은 게이밍 권장 구간으로 구분한다. 이 구분을 시간 단위로 환산하면 각 단계가 실제로 얼마를 벌어주는지가 보인다.

주사율(Hz)프레임 간격(ms)60Hz 대비 단축(ms)직전 단계 대비 단축(ms)
6016.67——
7513.333.343.34
1208.338.345.00
1446.949.731.39
1656.0610.610.88
1805.5611.110.50
2404.1712.501.39
3602.7813.891.39
4802.0814.590.70

60Hz에서 480Hz까지 올려서 줄이는 시간은 모두 합쳐 14.59ms다. 그중 8.34ms, 그러니까 전체의 57%가 60→120 한 구간에서 나온다. 120Hz를 지나면 남은 6.25ms를 나머지 모든 단계가 나눠 갖는 구조다. 240Hz에서 360Hz로 가며 얻는 1.39ms는 60Hz에서 75Hz로 갈 때 얻는 3.34ms보다도 작다.

이 표는 물리적 갱신 간격만 계산한 값이다. 눈이 느끼는 부드러움은 갱신 간격 외에 픽셀 전환 속도, 화면 유지 시간(샘플 앤드 홀드)에도 좌우된다. 픽셀 전환 쪽은 GtG와 MPRT 표기가 갈리는 지점에서 따로 계산할 문제다. 다만 관계는 단순하다. 240Hz의 프레임 간격이 4.17ms인데 픽셀 전환에 5ms가 걸리면, 다음 프레임이 도착할 때까지 전환이 끝나지 않아 잔상이 남는다.

주사율 숫자는 커지는데 줄어드는 시간은 작아진다 — 60에서 144로 갈 때 얻는 9.7ms를, 144에서 240으로 갈 때는 2.8ms밖에 얻지 못한다.

책상 앞 의자에 앉아 모니터를 마주한 20대 남성의 뒷모습

240Hz를 다 쓰려면 그래픽카드는 얼마나 나와야 하나

주사율은 상한이지 보장이 아니다. 240Hz 모니터가 240번 갱신하려면 그래픽카드가 프레임당 4.17ms 안에 한 장씩 그려내야 한다. 평균 120fps만 나오는 환경이라면 실제 갱신 간격은 8.33ms로, 120Hz 모니터와 같은 시간축에서 움직인다. 주사율만 올리고 프레임을 못 채우면 남는 것은 사양표뿐이다.

프레임 수가 주사율에 못 미칠 때 생기는 화면 찢김과 끊김을 다루는 장치가 가변 주사율이다. 삼성의 같은 가이드는 G-Sync와 FreeSync가 "모니터의 주사율을 GPU 출력에 맞춰" 찢김과 끊김을 제거한다고 설명한다. 240Hz 패널을 사고 프레임이 150fps에 머문다면, 실질적으로 얻는 것은 240Hz가 아니라 VRR이 잡아주는 매끄러움이다.

체감 효과의 근거로 자주 인용되는 수치도 조건을 봐야 한다. 벤큐 조위가 소개한 NVIDIA 조사에서는 240Hz 모니터로 바꾼 게이머의 FPS 게임 K/D 비율이 53% 증가했다고 나오지만, 이는 고주사율 모니터를 구매할 만큼 게임에 투자하는 집단의 관찰 데이터다. 같은 사람에게 하드웨어만 바꿔 측정한 통제 실험의 값으로 읽으면 과대 해석이 된다.

책상 위에 나란히 놓인 디스플레이 케이블 커넥터 세 개

케이블이 먼저 막힌다 — 필요 대역폭 계산

영상 신호가 초당 실어 나르는 데이터는 가로 픽셀 × 세로 픽셀 × 주사율 × 픽셀당 비트수로 계산된다. RGB 8비트는 픽셀당 24비트, 10비트는 30비트다. 공급 쪽 수치는 TFTCentral의 정리가 기준이 된다. DisplayPort 1.4의 HBR3는 레인당 8.10Gbps × 4레인 = 32.40Gbps지만 8b/10b 인코딩 때문에 실제 쓸 수 있는 폭은 25.92Gbps다. DisplayPort 2.1은 128b/132b 인코딩으로 효율이 96.7%로 올라가, UHBR10이 40Gbps 중 38.69Gbps, UHBR13.5가 54Gbps 중 52.22Gbps, UHBR20이 80Gbps 중 77.37Gbps를 쓴다. HDMI 2.1의 원시 대역폭은 48Gbps다.

이 공식을 대입해 해상도·주사율 조합별로 필요한 대역폭을 계산하면 어디서 막히는지가 숫자로 드러난다.

해상도 · 주사율색심도순수 영상 데이터(Gbps)HBR3(25.92Gbps)UHBR20(77.37Gbps)
FHD 1920×1080 · 240Hz8비트11.94여유여유
QHD 2560×1440 · 240Hz8비트21.23가능여유
QHD 2560×1440 · 240Hz10비트26.54초과여유
4K 3840×2160 · 120Hz8비트23.89가능여유
4K 3840×2160 · 120Hz10비트29.86초과여유
4K 3840×2160 · 240Hz8비트47.78초과여유
4K 3840×2160 · 240Hz10비트59.72초과가능
4K 3840×2160 · 480Hz10비트119.44초과초과

실제 전송에는 블랭킹 구간 등 오버헤드가 몇 퍼센트 더 붙으므로 위 값은 하한선이다. 그 점을 감안하면 TFTCentral이 HBR3의 무압축 상한을 4K 120Hz와 1440p 240Hz로 정리한 서술과 계산 결과가 정확히 맞아떨어진다. 두 조합 모두 8비트 기준으로 25.92Gbps 바로 아래에 걸린다.

대역폭이 모자랄 때 쓰는 우회로가 DSC(Display Stream Compression)다. 약 3:1의 시각적 무손실 압축으로 신호를 줄여 HBR3나 HDMI 2.1 배선에서도 4K 240Hz를 띄운다. 반대로 압축 없이 그 신호를 보내려면 UHBR20이 필요하고, TFTCentral은 UHBR20이 무압축으로 8K 60Hz·4K 240Hz·1440p 480Hz를 감당한다고 정리한다. 실제 제품에서는 MSI가 공개한 27인치 4K 240Hz QD-OLED가 DisplayPort 2.1a UHBR20을 탑재한 사례다.

케이블 등급도 같이 봐야 한다. UHBR20은 DP80 인증 케이블을 요구하고, 이전 세대 DP 케이블을 그대로 꽂으면 링크가 UHBR13.5나 HBR3로 내려앉는다. 인터페이스 세대가 실효 속도를 어떻게 깎아먹는지는 썬더볼트5와 USB4의 80Gbps 표기에서도 똑같이 반복되는 구조다.

전자제품 매장에 늘어선 모니터 진열대

어떤 조합이 맞는가

👍 240Hz 이상이 값을 하는 경우
  • 경쟁형 FPS·리듬 게임이 주 용도이고, 옵션을 낮춰 평균 200fps 이상을 실제로 뽑을 수 있는 그래픽카드가 있다
  • 해상도를 FHD·QHD로 유지할 계획이다 — 대역폭 여유가 커서 케이블·포트 제약을 거의 받지 않는다
  • 패널의 GtG 응답속도가 프레임 간격 4.17ms보다 충분히 짧다
👎 120~144Hz에서 멈추는 편이 나은 경우
  • 문서·웹·영상 감상이 주 용도다 — 60→120에서 전체 개선폭의 57%를 이미 가져간다
  • 4K 고화질 게임이 목표인데 평균 프레임이 100fps 안팎이다. 주사율보다 GPU가 먼저 한계다
  • 10비트 HDR 출력을 쓰면서 DSC 압축 개입을 피하고 싶은데 UHBR20 포트가 없다

구매 전 확인 순서는 프레임 → 포트 → 케이블이다. 목표 게임에서 평균 몇 fps가 나오는지 먼저 정하고, 그 프레임을 담을 주사율을 고른 다음, 해당 해상도·주사율·색심도 조합의 필요 대역폭을 위 표로 계산해 그래픽카드 출력 단자와 케이블 등급이 받아주는지 맞춰 보면 된다. 순서를 뒤집으면 240Hz 패널에 120fps를 띄우거나, UHBR20 모니터에 구형 케이블을 꽂는 조합이 나온다.

참고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