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B4 로고가 붙은 포트라고 해서 40Gbps가 나오는 것은 아니다. USB4 규격이 요구하는 최소 데이터 대역폭은 20Gbps이고, 40Gbps는 제조사가 선택할 수 있는 항목이다. 반면 썬더볼트 4는 40Gbps가 의무, 썬더볼트 5는 80Gbps가 의무다.

포트 모양이 전부 USB-C로 같아진 뒤로 생긴 문제다. 커넥터는 하나인데 그 안에서 보장되는 것은 규격마다 다르고, 그 차이는 외장 SSD 속도와 연결 가능한 모니터 수에서 곧바로 드러난다. 공개된 규격 문서 기준으로 무엇이 의무이고 무엇이 선택인지부터 갈라보자.

노트북 측면 USB-C 포트에 케이블을 꽂는 손

USB4는 최소치가 낮고, 썬더볼트는 최소치가 높다

두 규격의 성격 차이는 속도 숫자가 아니라 강제성에 있다. 그래나이트 리버 랩스가 정리한 규격 비교에 따르면, USB4는 데이터 20Gbps를 최소로 두고 PCIe 터널링과 디스플레이 대역폭에 최소 요구치를 두지 않는다. 썬더볼트 4는 40Gbps 데이터에 PCIe 32Gbps와 4K 듀얼 디스플레이를 최소 사양으로 못 박고, 인텔 인증을 거쳐야 출시할 수 있다.

항목USB4 (최소 요구)썬더볼트 4썬더볼트 5
데이터 대역폭(Gbps)204080
PCIe 터널링선택 (최소치 없음)32Gbps (Gen3 x4)64Gbps (Gen4 x4)
디스플레이1대, 최소 대역폭 규정 없음4K 2대6K 2대
포트 최소 전력 공급(W)7.51515
비대칭 링크미지원미지원120/40Gbps 지원
인증선택필수필수

표에서 실제로 지갑을 여는 판단에 영향을 주는 칸은 'PCIe 터널링'이다. 외장 SSD 인클로저와 eGPU는 PCIe 터널을 타고 동작한다. USB4 포트에 PCIe 터널이 없으면 외장 NVMe 인클로저는 USB 스토리지 모드로 떨어진다. 같은 USB-C 구멍인데 결과가 갈리는 대표 지점이다.

USB4 v2와 썬더볼트 5는 같은 80Gbps인가

숫자는 같고 보장은 다르다. USB-IF의 USB 80Gbps 발표 자료는 새 규격이 기존 USB 40Gbps·20Gbps에 더해 80Gbps를 Type-C 액티브 케이블로 구현할 수 있게 한다고 밝혔다. 즉 80Gbps는 USB4 쪽에서도 가능한 상한이지, 모든 USB4 v2 제품이 반드시 내야 하는 값이 아니다.

썬더볼트 5는 반대다. 인텔 뉴스룸은 썬더볼트 5가 USB4 v2, DisplayPort 2.1, PCI Express Gen 4를 기반으로 하며 양방향 80Gbps를 제공하고 대역폭 부스트 시 최대 120Gbps에 도달한다고 발표했다. PCIe 처리량은 64Gbps로 올라가고 240W 충전을 케이블 규격에서 지원한다.

USB-IF가 버전 번호 대신 속도 로고를 쓰라고 권하는 것도 이 혼선 때문이다. USB 5Gbps, USB 10Gbps, USB 20Gbps, USB 40Gbps, USB 80Gbps 식으로 최대 속도를 표기하게 했다. 제품 상자에서 'USB4'라는 글자보다 그 옆 속도 숫자를 먼저 봐야 하는 이유다.

도킹스테이션 후면 포트 클로즈업

40Gbps는 실제로 몇 MB/s인가

규격 대역폭은 비트 단위, 저장장치 속도는 바이트 단위로 표기된다. 8로 나눈 단순 환산값과, 각 규격이 보장하는 PCIe 터널 대역폭을 같은 방식으로 환산한 값을 함께 두면 외장 SSD의 이론 상한이 보인다.

규격링크 대역폭(Gbps)단순 환산(GB/s)PCIe 터널 보장(Gbps)외장 SSD 이론 상한(GB/s)
USB4 최소 사양202.5없음(선택)보장 없음
USB4 40Gbps 구현405.0선택보장 없음
썬더볼트 4405.0324.0
썬더볼트 58010.0648.0
썬더볼트 5 부스트120 (단방향)15.0648.0

이 표의 '외장 SSD 이론 상한'은 프로토콜 오버헤드와 컨트롤러 손실을 하나도 빼지 않은 산술값이다. 실제 전송률은 인코딩 오버헤드와 인클로저 컨트롤러 때문에 이보다 낮게 잡힌다. 그래도 구조는 명확하다. 썬더볼트 4 환경에서 외장 NVMe가 3GB/s대에서 멈추는 것은 SSD가 느려서가 아니라 PCIe 터널 32Gbps가 천장이기 때문이고, 이 천장이 두 배로 올라가는 것이 썬더볼트 5의 실질적 변화다.

같은 USB-C 구멍에서 무엇이 나오는지는 커넥터가 아니라 그 뒤의 최소 보장 사양이 정한다.

120Gbps 부스트는 언제 켜지나

썬더볼트 5의 120Gbps는 상시 속도가 아니다. 썬더볼트 5 기술 브리프에 따르면 기본 동작은 40Gbps 파이프라인 4개를 송수신 2개씩 나눠 쓰는 양방향 80Gbps다. 고해상도·고주사율 디스플레이가 연결돼 더 큰 표시 대역폭이 필요해지면 레인 배분이 자동으로 바뀌어 한 방향 120Gbps, 반대 방향 40Gbps가 된다.

정리하면 부스트는 디스플레이 출력이 병목일 때 켜지는 비대칭 모드다. 외장 SSD 복사 속도를 1.5배로 만들어 주는 기능이 아니다. 6K 듀얼 모니터나 고주사율 패널을 물리는 구성이 아니라면 실제로 마주칠 일이 드물다.

호환성도 짚고 갈 부분이 있다. 썬더볼트 5는 썬더볼트 4·3과 USB4에 하위 호환되지만, 80Gbps 이상을 쓰려면 인증된 썬더볼트 5 케이블이 필요하다. 기존 썬더볼트 4 케이블을 그대로 꽂으면 링크는 40Gbps에서 멈춘다. 케이블 자체가 규격의 일부라는 점은 C타입 케이블의 e마커와 데이터 속도 표기를 정리한 글에서 다룬 구조와 같다.

재택 책상에서 모니터 연결 구성을 살피는 30대 여성

구매 전 확인할 표기 순서

스펙 시트와 제품 표기에서 아래 순서로 확인하면 대부분의 오해가 걸러진다.

  • 포트 옆 속도 숫자. 'USB4'만 적혀 있고 40Gbps 표기가 없으면 20Gbps 구현일 수 있다. USB-IF 인증 로고는 40Gbps·80Gbps처럼 속도를 명시한다.
  • PCIe 터널링 지원 여부. 외장 NVMe나 eGPU를 쓸 계획이면 이 항목이 스펙 시트에 명시돼 있는지 본다. USB4에서는 선택 항목이라 빠져 있어도 규격 위반이 아니다.
  • 디스플레이 최대 구성. '4K 2대'인지 '4K 1대'인지가 USB4와 썬더볼트 4를 가르는 실질 차이다.
  • 케이블의 전력 표기. 240W와 60W 인증이 나뉜다. 노트북 충전까지 한 케이블로 해결하려면 240W 표기를 확인한다.
  • 케이블 길이. 고속 규격일수록 패시브 케이블의 길이 제한이 짧아지고, 그 이상은 액티브 케이블 영역이다.

이런 구성이면 썬더볼트 5, 이런 구성이면 아직 아니다

공개된 스펙 기준으로 판단선은 비교적 뚜렷하다. 썬더볼트 5가 값을 하는 구성은 6K급 또는 고주사율 모니터를 두 대 이상 물리는 작업 환경, PCIe Gen4 속도를 받아낼 외장 NVMe를 상시 쓰는 영상·사진 워크플로, 그리고 독 하나로 화면·저장장치·240W 충전을 동시에 해결하려는 단일 케이블 구성이다.

기다려도 되는 구성은 이렇다. 4K 모니터 한 대에 외장 SSD를 가끔 붙이는 정도라면 썬더볼트 4의 40Gbps·PCIe 32Gbps에서 병목이 생기지 않는다. 노트북 본체가 썬더볼트 4까지만 지원한다면 독만 5세대로 바꿔도 링크는 40Gbps에 묶인다. 본체·독·케이블 세 가지가 모두 5세대여야 80Gbps가 성립하므로, 셋 중 하나만 먼저 사는 선택은 비용 대비 효과가 없다. 충전기와 포트 전력 규격을 함께 따져야 한다면 USB-C 충전기의 PD·PPS 규격과 와트 수 읽는 기준을 같이 보면 된다.

케이블과 어댑터가 진열된 전자상가 통로

참고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