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DAC의 990kbps는 항상 나오는 값이 아니다. 공개된 규격상 LDAC는 330·660·990kbps의 세 단계로 동작하고, 전파 환경이 나빠지면 아래 단계로 내려간다. SoundGuys가 정리한 코덱별 비트레이트 범위에서도 LDAC는 330~990kbps, SBC는 240~345kbps, aptX Adaptive는 279~420kbps로 모두 가변 구간을 갖는다.

그래서 제품 상세 페이지에 적힌 코덱 이름만으로는 판단이 어렵다. 숫자를 원본 음원의 데이터량과 나란히 놓고 봐야 그 값이 무엇을 뜻하는지 드러난다. 아래 계산은 전부 공개된 스펙과 산술만으로 도출한 것이다.

무선 헤드폰 드라이버 그릴 클로즈업

원본과 비교하면 숫자의 크기가 보인다

기준점부터 잡는다. CD 음질(16비트·44.1kHz·스테레오)의 비압축 데이터량은 16 × 44,100 × 2 = 초당 1,411,200비트, 즉 1,411kbps다. 하이레졸루션이라 부르는 24비트·96kHz·스테레오는 24 × 96,000 × 2 = 4,608kbps다. 코덱의 비트레이트를 이 두 값으로 나누면 원본 대비 몇 %의 데이터가 남는지 나온다.

코덱최대 비트레이트(kbps)최소 비트레이트(kbps)CD 원본(1,411kbps) 대비 잔존율압축비
SBC34524024.4%4.1:1
AAC256(공칭)가변18.1%5.5:1
LC334516024.4%4.1:1
aptX Adaptive42027929.8%3.4:1
LDAC99033070.2%1.4:1
aptX Lossless약 1,20014085.0%1.2:1

이 표에서 두 가지가 읽힌다. 첫째, LDAC의 990kbps는 CD 원본의 70%를 남기는 값이라 손실 압축 중에서는 여유가 크다. 둘째, 같은 990kbps를 24비트·96kHz 원본(4,608kbps)에 적용하면 잔존율이 21.5%로 떨어진다. 하이레졸루션 음원을 LDAC 최고 단계로 보내는 순간, 압축비는 오히려 SBC가 CD 음원을 다룰 때(4.1:1)와 비슷한 4.7:1이 된다는 뜻이다.

LDAC가 24비트·96kHz 전송을 지원한다는 설명과, 그 상태에서 990kbps로 압축된다는 사실은 동시에 참이다. 숫자가 큰 쪽만 보면 이 조합을 놓친다.

비트레이트는 코덱의 성능이 아니라 코덱이 쓸 수 있는 예산이다. 예산이 같아도 쓰는 법이 다르면 결과가 갈린다.

LDAC 990kbps는 어떤 조건에서 나오나

공개된 동작 방식 기준으로, 990kbps 고정은 세 가지가 동시에 맞아야 한다.

  • 송신 기기가 LDAC를 지원하고 품질 우선 모드로 설정돼 있을 것 — 안드로이드는 개발자 옵션의 블루투스 오디오 설정에서 연결 품질과 음질 사이의 우선순위를 고를 수 있고, 기본값은 적응형(자동)인 경우가 많다
  • 수신 기기도 990kbps 모드를 받을 것 — LDAC 지원이 곧 최상위 단계 지원은 아니다
  • 전파 환경이 깨끗할 것 — 2.4GHz 대역은 와이파이·전자레인지·다른 블루투스 기기와 같은 공간을 쓴다

세 번째가 실사용에서 가장 자주 무너진다. 적응형 모드는 끊김이 생기면 660이나 330kbps로 자동 강등한다. 품질 우선으로 고정하면 비트레이트는 유지되지만 이번엔 끊김 자체가 늘어난다. 지하철·버스처럼 기기 밀도가 높은 공간에서는 어느 쪽을 택해도 990kbps가 계속 유지되기를 기대하기 어렵다. 이 구조는 와이파이가 혼잡 구간에서 대역폭을 낮춰 잡는 방식과 성격이 같다.

퇴근 시간 붐비는 서울 지하철 객차 내부

LC3는 왜 160kbps로 SBC 345kbps를 이긴다고 하나

LE 오디오의 기본 코덱인 LC3는 최대치 경쟁을 하지 않는다. 블루투스 SIG가 공개한 기술 개요는 ITU-R BS.1116-3 방식의 청취 평가 결과를 근거로, SBC가 345kbps에서 얻은 점수를 LC3는 그보다 훨씬 낮은 비트레이트에서 넘어선다고 설명한다. SoundGuys도 LC3의 동작 범위를 160~345kbps로 정리하면서 같은 취지를 전한다.

같은 문서에 실린 LC3의 지원 사양은 샘플레이트 8·16·24·32·44.1·48kHz, 비트 깊이 16·24·32비트, 프레임 간격 10ms와 7.5ms다. 프레임 간격이 짧다는 것은 인코딩 지연이 짧다는 뜻이고, 비트레이트를 절반으로 줄여도 같은 품질을 유지한다는 것은 남는 대역을 다른 데 쓸 수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LE 오디오는 그 여유분을 배터리 절약, 좌우 독립 전송, 여러 수신기 동시 송출에 배분한다.

비교 항목SBC(블루투스 클래식)LC3(LE 오디오)산술 차이
동작 비트레이트 범위240~345kbps160~345kbps하한 80kbps 낮음
하한값의 CD 원본 대비 잔존율17.0%11.3%-5.7%p
동일 품질 기준 데이터량345kbps160kbps 이하약 절반 이하
최소 요구 규격모든 블루투스 기기코어 5.2 이상구형 기기 비호환

여기서 실무적인 함정이 하나 생긴다. LC3는 블루투스 코어 5.2 이상에서 정의된 LE 오디오의 일부라, 송신 기기와 수신 기기 양쪽 모두가 지원해야 켜진다. 스펙표에 "블루투스 5.3"이라고 적혀 있어도 LE 오디오·LC3 지원 여부는 별도 항목이다. 이 관계는 USB-C 케이블에서 전력 등급과 데이터 속도가 별개로 표기되는 구조와 같다.

무손실은 어디까지 왔나

퀄컴은 aptX Lossless를 aptX Adaptive의 확장 기능으로 발표하면서 16비트·44.1kHz CD 품질의 무손실 전송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공개된 설명 기준으로 전송률은 혼잡 환경에서 140kbps까지 내려가고 조건이 맞으면 1Mbps를 넘어선다.

산술로 따지면 앞뒤가 맞는다. CD 원본이 1,411kbps인데 무손실 압축의 실효 압축률은 통상 원본의 절반 남짓이므로, 1.2Mbps 수준의 상한이면 무손실 스트림을 담을 여유가 생긴다. 다만 조건이 까다롭다. 송신 기기와 수신 기기가 모두 스냅드래곤 사운드 인증을 받아야 하고, 원본이 16비트·44.1kHz여야 한다. 24비트 하이레졸루션 음원은 이 경로의 대상이 아니다.

카페 테이블에서 스마트폰 측면을 쥔 손

👍 비트레이트 숫자가 실제로 의미 있는 경우
  • 유선에 가까운 환경(집 안, 고정 위치)에서 CD 이상 음원을 재생할 때
  • 송수신 기기를 같은 계열로 맞출 수 있을 때 — 코덱 협상이 최상위 단계로 붙는다
  • 음원 자체가 손실 압축 스트리밍이 아니라 무손실 파일일 때
👎 숫자 차이가 잘 드러나지 않는 경우
  • 지하철·카페 등 2.4GHz 혼잡 구간 — 어느 코덱이든 하한으로 내려간다
  • 원본이 이미 256kbps AAC 스트리밍인 경우 — 상위 코덱이 늘릴 정보가 없다
  • 통화·게임처럼 지연이 더 중요한 용도 — 비트레이트보다 프레임 간격이 지배한다

이런 조합이면 이렇게 고른다

  • 아이폰 사용자 — 송신 측이 AAC 중심이라 LDAC·aptX 지원 여부는 선택 기준에서 후순위다. 공칭 256kbps 안에서 얼마나 잘 처리하느냐가 갈린다
  • 안드로이드 + 집 안 청취 중심 — LDAC 990kbps 고정이 실제로 유지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환경이다. 개발자 옵션에서 우선순위를 확인할 값어치가 있다
  • 출퇴근 이동이 대부분 — 최대 비트레이트보다 적응형 강등 폭이 좁은 코덱과 안정적인 연결이 실익이 크다
  • 보청기·다중 수신·저지연이 필요한 경우 — LC3와 LE 오디오 지원 여부를 스펙표에서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블루투스 버전 표기만으로는 알 수 없다
  • 무손실이 목표라면 — 기다리는 쪽이 합리적이다. 송수신 양쪽 인증과 16비트·44.1kHz 원본이라는 조건이 모두 맞아야 하고, 지원 기기 범위가 아직 넓지 않다

밤 원룸 한켠의 북셸프 스피커와 스탠드 조명

참고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