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약정으로 받을 수 있는 총 할인액은 곱셈 한 번으로 끝난다. 월정액 89,000원 요금제를 24개월 유지하면 89,000 × 25% × 24 = 534,000원이다. 매장에서 제시한 공시지원금이 534,000원보다 크면 지원금 쪽이, 작으면 요금할인 쪽이 유리하다. 계산의 재료는 단말기 값이 아니라 자기가 쓸 요금제 하나뿐인데, 정작 매장에서는 단말기 할부원금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두 제도는 어디서 갈리나
공시지원금은 이동통신사가 단말기 값에서 한 번에 깎아주는 금액이고, 선택약정 요금할인은 그 지원금을 받지 않는 대신 매달 통신요금의 25%를 깎아주는 제도다.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가 정리한 대로 이용자는 둘 중 하나를 고르게 되어 있고, 동시에 다 받을 수는 없다.
2025년 7월 22일 단말기유통법이 폐지되면서 이 구도에 두 가지가 바뀌었다. 대한민국 정책브리핑에 따르면 유통점이 얹어주던 추가지원금의 상한이 사라졌고, 종전에는 불가능하던 조합 — 요금할인을 받으면서 유통점 추가지원금도 함께 받는 것 — 이 가능해졌다. 반대로 지원금 공시 의무가 없어져 조건이 매장마다 달라졌다. 지디넷코리아는 폐지 1년 시점에 지원금 차별과 고가 요금제 유인이 오히려 커졌다고 짚었다. 기준표가 사라진 자리를 채우는 건 결국 각자의 계산이다.
매장에서 흥정할 대상은 단말기 값이 아니라, 자기 요금제로 24개월간 확정되는 534,000원이라는 기준선이다.
내 요금제면 어느 쪽이 유리한가
선택약정 할인은 요금제 월정액을 기준으로 계산되므로, 약정 기간과 요금제만 정해지면 총액이 고정된다. 아래는 대표적인 월정액 구간별로 12개월·24개월 할인 총액을 계산한 값이다. 마지막 열이 판단 기준선 — 제시받은 공시지원금(추가지원금 포함)이 이 숫자를 넘으면 지원금, 못 넘으면 요금할인이다.
| 요금제 월정액(원) | 월 할인액(원, 25%) | 12개월 총액(원) | 24개월 총액(원) | 손익분기 지원금(원, 24개월 기준) |
|---|---|---|---|---|
| 39,000 | 9,750 | 117,000 | 234,000 | 234,000 |
| 55,000 | 13,750 | 165,000 | 330,000 | 330,000 |
| 69,000 | 17,250 | 207,000 | 414,000 | 414,000 |
| 89,000 | 22,250 | 267,000 | 534,000 | 534,000 |
| 109,000 | 27,250 | 327,000 | 654,000 | 654,000 |
표에서 곧바로 읽히는 사실이 하나 있다. 손익분기선은 단말기 가격과 무관하게 요금제만으로 결정되고, 요금제가 비쌀수록 요금할인 쪽이 유리해지는 방향으로 기울어진다. 39,000원 요금제 사용자에게 234,000원 넘는 지원금은 흔하지만, 109,000원 요금제에서 654,000원을 넘기는 지원금은 그렇지 않다. 고가 요금제로 유도하는 판매 화법이 실제로는 요금할인 쪽 유불리를 키운다는 뜻이기도 하다.

표에 들어가지 않는 세 가지 변수
첫째, 25%가 붙는 대상은 요금제 월정액뿐이다. 단말기 할부금, 할부이자, 부가서비스 이용료는 할인 대상이 아니다. 청구서 총액에서 25%가 빠질 것으로 계산하면 실제 금액과 벌어진다.
둘째, 요금제를 낮추면 그동안 받은 할인이 정산된다. 머니투데이 보도에 따르면 24개월 약정 가입자가 6개월 이내에 더 저렴한 요금제로 바꾸면 차액정산금을 부담한다. 표의 24개월 총액은 같은 요금제를 끝까지 유지한다는 전제 위에 서 있는 숫자다. 첫 달만 고가 요금제를 쓰고 내리겠다는 계획이 있다면 표의 값 대신 실제 유지할 요금제로 다시 계산해야 한다.
셋째, 중도 해지 시 되돌려주는 방식이 서로 다르다. 지원금을 받았다면 잔여 약정 기간에 비례해 지원금을 반환하고, 요금할인을 받았다면 그때까지 할인받은 금액을 반환한다. 요금할인 쪽은 시간이 갈수록 반환액이 커지는 구조이므로, 기기 교체 주기가 짧은 사용자에게는 약정 기간 자체가 비용이 된다. 12개월 약정을 고르면 총 할인액은 절반이지만 이 위험도 절반이 된다.
- 월정액 8만원 이상 요금제를 24개월 유지할 계획
- 자급제 단말기·중고 기기라 애초에 공시지원금 대상이 아님
- 단말기 값을 이미 치렀고 통신요금만 남은 경우
- 월정액 5만원 안팎의 저가 요금제 — 손익분기선이 33만원까지 내려감
- 출시 후 시간이 지나 지원금이 두껍게 붙은 재고 모델
- 1년 안에 기기를 바꿀 가능성이 높은 경우

이런 사람에게 맞는다 / 이런 사람은 기다려라
요금제를 정해두고 24개월을 채울 사용자라면 표의 손익분기선 하나만 들고 매장 조건을 비교하면 된다. 특히 폐지 이후에는 요금할인과 유통점 추가지원금을 함께 받을 수 있으므로, 요금할인을 고른다고 해서 추가지원금 협상 자체를 포기할 이유는 없어졌다.
반대로 기다리는 편이 나은 쪽도 분명하다. 지원금 조건이 매장마다 다르고 공시 의무가 사라진 지금, 같은 모델·같은 요금제에서 제시액이 며칠 단위로 달라진다. 손익분기선을 넘는 지원금을 제시받지 못했다면 서두를 이유가 없다. 통신비 자체를 줄이는 것이 목적이라면 알뜰폰 요금제의 실효 데이터 조건을 먼저 확인하는 편이 25% 할인보다 절감폭이 큰 경우가 많고, 번호 이동 없이 회선을 나눠 쓰려면 eSIM과 물리 유심의 개통 조건 차이가 먼저 걸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