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기에 들고 탈 수 있는 보조배터리의 상한은 160Wh, 표기 용량으로는 약 4만3000mAh다. 그 이하라도 2026년 4월 20일부터는 1인당 2개까지만 반입된다. 기내에서 충전하거나 다른 기기를 연결해 쓰는 것도 전면 금지됐다.
문제는 제품 상자와 상세페이지에 찍혀 있는 숫자가 mAh인데, 규정에 적힌 숫자는 Wh라는 점이다. 두 단위는 자동으로 대응하지 않는다. 20,000mAh가 몇 Wh인지 계산할 줄 알아야 공항에서 가부가 갈리는 지점이 보인다.

mAh는 용량이 아니다 — Wh로 바꿔야 규정이 보인다
mAh는 전하량 단위다. 같은 10,000mAh라도 전압이 다르면 담긴 에너지가 다르다. 항공 규정이 Wh(와트시)를 쓰는 이유가 여기 있다. 에너지는 전하량에 전압을 곱한 값이고, 이것이 곧 화재 시 방출될 수 있는 총량이기 때문이다.
환산식은 Wh = mAh × 공칭전압(V) ÷ 1000이다. 리튬이온 셀의 공칭전압은 3.7V가 표준이라, 제조사가 별도 표기를 하지 않았다면 3.7V를 대입하는 것이 통상적인 계산이다. 20,000mAh라면 20,000 × 3.7 ÷ 1000 = 74Wh가 된다.
이 식을 거꾸로 돌리면 규정 경계에 해당하는 mAh가 나온다. 100Wh ÷ 3.7V × 1000 ≈ 27,027mAh, 160Wh ÷ 3.7V × 1000 ≈ 43,243mAh. 대한민국 정책브리핑이 160Wh를 "4만3000mAh"로 병기한 것도 같은 계산이다.
표기 용량별 Wh 환산과 반입 가부
시중에 흔한 표기 용량을 3.7V 기준으로 환산하면 다음과 같다. 마지막 열은 2026년 4월 20일 이후 기준이다.
| 표기 용량(mAh) | Wh 환산(3.7V) | 구간 | 기내 반입 |
|---|---|---|---|
| 5,000 | 18.5Wh | 100Wh 이하 | 가능(1인 2개까지) |
| 10,000 | 37.0Wh | 100Wh 이하 | 가능(1인 2개까지) |
| 20,000 | 74.0Wh | 100Wh 이하 | 가능(1인 2개까지) |
| 27,000 | 99.9Wh | 100Wh 경계 직전 | 가능(1인 2개까지) |
| 30,000 | 111.0Wh | 100~160Wh | 항공사 승인 필요 |
| 43,000 | 159.1Wh | 160Wh 직전 | 항공사 승인 필요 |
| 50,000 | 185.0Wh | 160Wh 초과 | 반입 불가 |
27,000mAh와 30,000mAh 사이가 실질적인 갈림길이다. 27,000mAh는 99.9Wh로 100Wh를 아슬아슬하게 넘지 않아 별도 절차 없이 통과하지만, 30,000mAh는 111Wh로 100~160Wh 구간에 들어가 항공사 승인 대상이 된다. ZDNet Korea가 정리한 종전 기준에서도 100Wh 이하는 최대 5개, 100~160Wh는 항공사 승인 아래 2개, 160Wh 초과는 반입 금지였다.
표기가 애매한 제품도 있다. 셀 전압을 3.6V로 표기하거나, 다중 셀 구성을 합산해 적어둔 경우다. 공개된 스펙 기준으로 Wh 값이 제품 몸체나 상세페이지에 직접 적혀 있다면 그 숫자가 우선한다 — 환산은 Wh 표기가 없을 때의 대체 수단이다.

2만mAh인데 왜 1만2천mAh밖에 안 들어가나
표기 용량과 실제로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양은 같지 않다. 보조배터리 내부 셀은 3.7V인데 USB 출력은 5V다. 전압을 올리는 과정에서 전하량은 전압비만큼 줄고, 변환 과정에서 열로 빠지는 손실도 있다.
계산은 이렇다. 5V 기준 용량 = 표기 mAh × 3.7 ÷ 5 × 변환효율. 변환효율을 보수적으로 85%로 잡으면 다음과 같은 값이 나온다.
| 표기 용량(mAh) | 에너지(Wh) | 5V 환산 이론치(mAh) | 효율 85% 적용(mAh) | 4,500mAh급 스마트폰 충전 횟수 |
|---|---|---|---|---|
| 10,000 | 37.0 | 7,400 | 약 6,290 | 약 1.4회 |
| 20,000 | 74.0 | 14,800 | 약 12,580 | 약 2.8회 |
| 27,000 | 99.9 | 19,980 | 약 16,980 | 약 3.8회 |
20,000mAh 제품이 스마트폰을 네 번 채우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표기 대비 약 63%가 실제 전달량이고, 여기에 충전 케이블 손실과 충전 중 기기 사용분이 더 빠진다. 고속충전 규격까지 함께 볼 사람은 PD 출력과 PPS 지원 여부를 나누는 기준을 같이 확인하는 편이 낫다.
2025년 3월과 2026년 4월, 무엇이 달라졌나
변화의 방향은 개수 제한과 사용 금지 두 축이다. 종전 기준에서는 100Wh 이하를 5개까지 들고 탈 수 있었지만, 지금은 용량과 무관하게 2개가 상한이다.
| 항목 | 2025년 3월 기준 | 2026년 4월 20일 이후 |
|---|---|---|
| 100Wh 이하 반입 개수 | 최대 5개 | 최대 2개 |
| 100~160Wh | 항공사 승인 시 2개 | 항공사 승인 시 2개 |
| 160Wh 초과 | 반입 금지 | 반입 금지 |
| 위탁수하물 | 금지 | 금지 |
| 기내 충전·사용 | 충전 금지 | 충전·사용 전면 금지 |
| 선반 보관 | 금지 | 금지(몸에 소지 또는 좌석 앞주머니) |
단락 방지 조치는 두 기준 모두에서 조건이다. 단자가 금속에 닿지 않도록 절연테이프로 덮거나, 보호 파우치·지퍼백에 넣어야 한다. 이 조치가 없으면 용량이 기준 이내여도 반입이 막힐 수 있다.
규정이 보는 것은 용량이 아니라 에너지다 — mAh를 Wh로 바꾸지 않으면 아무것도 판단할 수 없다.
정책브리핑에 따르면 이 강화안은 국토교통부가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에 제안해 이사회 승인을 거쳐 국제기준으로 확정됐다. 국내선·국제선 구분 없이 적용 범위가 넓어진다는 뜻이다.

어떤 용량을 고를 것인가
공개된 규정과 스펙 기준으로 보면, 선택지는 세 갈래로 갈린다.
10,000mAh(37Wh) — 스마트폰 하루치 보조가 목적이고 두 개를 들고 다닐 생각이 없는 경우에 맞는다. 5V 환산 실전달량이 6,000mAh대라 스마트폰 한 번 반, 무선이어폰까지 커버하는 수준이다. 개수 제한이 2개로 줄어든 지금은 오히려 이 용량 두 개를 나눠 드는 구성이 총 74Wh로 20,000mAh 한 개와 같아진다.
20,000mAh(74Wh) — 노트북 보조 충전까지 염두에 둔 구간. 100Wh 경계에서 26Wh 여유가 있어 표기 오차를 감안해도 승인 절차에 걸릴 일이 없다. 장거리 노선에서 한 개로 버텨야 한다면 이 구간이 무난하다.
30,000mAh 이상(111Wh~) — 항공 이동이 잦다면 기다리는 편이 낫다. 100Wh를 넘는 순간 항공사 승인 대상이 되고, 승인 절차는 항공사마다 다르다. 배터리 열화가 진행되면 실용량은 더 줄어드는데, 규정은 표기 기준으로 판단하므로 리스크만 커진다. 사이클 수와 잔존 용량 표기를 읽는 기준이 여기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