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서플라이 정격 용량은 그래픽카드 TGP와 CPU 최대전력을 더한 실부하에 목표 부하율을 적용해 나온다. TechPowerUp이 정리한 스펙 기준으로 RTX 5090은 575W, RTX 5080은 360W이고, 여기에 코어 울트라 9 285K의 최대 터보 전력 250W를 얹으면 각각 825W와 610W가 된다.

나머지 부품을 80W로 잡으면 실부하는 905W와 690W. 이 숫자를 0.6으로 나누면 1,508W와 1,150W, 0.8로 나누면 1,131W와 863W가 나온다. 엔비디아 권장은 각각 1,000W와 850W다. 계산값과 권장값이 왜 이만큼 벌어지는지가 용량 선택의 실제 쟁점이다.

메인보드 24핀 커넥터를 꽂는 손 클로즈업

정격 W는 세 항목 합산에서 나온다

계산에 필요한 값은 셋뿐이다. 그래픽카드의 TGP, CPU의 최대 전력, 그리고 나머지 부품 합계다. 앞의 둘이 전체의 8할 이상을 차지하므로 여기서 틀리면 나머지를 정교하게 잡아도 의미가 없다.

CPU는 표기가 두 갈래라 주의해야 한다. 인텔 제품 스펙에서 코어 울트라 9 285K는 기본 전력(Processor Base Power)이 125W, 최대 터보 전력(Maximum Turbo Power)이 250W로 두 값이 두 배 차이다. 유통 채널에서 흔히 보이는 "125W"는 앞쪽 숫자라, 이 값으로 계산하면 실부하를 125W 낮게 잡는 셈이 된다. 등급별 전력 구간 차이는 코어 울트라 5·7·9의 등급 표기를 읽는 기준을 함께 보면 정리된다.

나머지 부품은 메인보드·메모리·저장장치·팬·수랭 펌프를 합쳐 60~100W 범위로 잡는 것이 공개된 부품 스펙 기준의 통상적 추정이다. 아래 표는 80W로 고정해 조합별 실부하와 목표 부하율별 정격을 계산한 결과다.

구성GPU TGP(W)CPU 최대(W)나머지(W)실부하 합(W)부하 60% 기준 정격(W)부하 80% 기준 정격(W)제조사 권장(W)
RTX 5090 + 코어 울트라 9 285K575250809051,5081,1311,000
RTX 5080 + 코어 울트라 9 285K360250806901,150863850
RTX 5080 + 285K(기본 전력 125W로 계산)36012580565942706850

표의 세 번째 행이 앞서 말한 함정이다. 같은 조합인데 CPU 전력을 기본 전력으로 잡으면 정격 706W도 충분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실제로는 두 부품이 동시에 최대치를 치는 순간이 존재하고, 그때 필요한 값은 첫째·둘째 행 쪽이다.

제조사 권장 850W와 계산값 1,150W, 어느 쪽이 맞나

둘 다 맞다. 서로 다른 질문에 답하고 있어서다. Digital Trends가 정리한 엔비디아 권장값 850W(5080)·1,000W(5090)는 안전하게 돌아가는 하한이다. 부하 60% 기준으로 계산한 1,150W·1,508W는 효율이 가장 좋은 구간에 실부하를 앉히는 값이다.

제조사 권장은 "이 아래로 내려가면 안 된다"는 선이고, 부하율 계산은 "어디에 앉히면 가장 편한가"라는 다른 질문의 답이다.

실무적으로는 두 값 사이가 답이 된다. RTX 5080 조합이라면 863W(80% 부하)와 1,150W(60% 부하) 사이, 즉 850~1,000W 구간이 합리적이고, RTX 5090 조합이면 1,131~1,500W 사이에서 1,200W급이 첫 후보가 된다. 하한만 겨우 맞추면 팬이 고회전으로 붙어 있는 시간이 길어지고, 상한까지 올리면 가격과 부피를 추가로 지불하는 대신 여유를 얻는다.

ATX 3.1은 정격 말고 무엇을 더 보장하나

정격 W가 같아도 순간 전력을 받아내는 능력은 다르다. 인텔 ATX 설계 가이드는 전력 급증(power excursion)을 지속시간별로 규정하는데, 정격 450W를 넘고 12V-2x6 커넥터를 갖춘 제품에는 훨씬 높은 기준이 적용된다.

지속시간정격 450W 이하 · 12V-2x6 없음정격 450W 초과 · 12V-2x6 있음테스트 듀티 사이클
100µs150%200%5%
1ms145%180%8%
10ms135%160%12.5%
100ms110%120%25%
지속100%100%

100마이크로초 구간에서 정격의 200%를 견뎌야 한다는 조항이 핵심이다. 1,000W 제품이라면 순간적으로 2,000W까지 밀려도 보호회로가 시스템을 끄지 않아야 한다는 뜻이다. 최신 고성능 그래픽카드는 부하가 급변할 때 TGP를 크게 넘는 스파이크를 만들고, 정격이 넉넉해도 이 응답 특성이 부족하면 게임 중 갑작스러운 재부팅으로 나타난다.

ATX 3.0과 3.1의 차이는 이 급증 규정을 다듬고 커넥터 규격을 12VHPWR에서 12V-2x6으로 갱신한 데 있다. 신규 구성이라면 3.1 표기가 있는 제품이 기준선이고, 이미 3.0 제품을 쓰고 있다면 정격과 커넥터 형상을 먼저 확인하는 순서가 된다.

16핀 보조전원 커넥터와 그래픽카드 단자 매크로 클로즈업

80 PLUS 등급, 전력으로 환산하면 몇 W 차이인가

등급은 효율 인증이라 용량과는 다른 축이다. 시소닉이 정리한 인증 기준과 등급별 규격에 따르면 50% 부하에서 Bronze 85%, Silver 88%, Gold 90%, Platinum 92%, Titanium 94%를 충족해야 한다. 등급 기준점이 50% 부하라는 사실은 앞서 부하율 계산에서 60% 안팎을 겨냥한 이유와 맞물린다.

이 효율 차이를 실제 소비 전력으로 환산하면 체감이 잡힌다. 아래는 출력 600W(정격 1,200W의 50% 부하 지점)를 고정하고 벽면에서 끌어가는 입력 전력과 하루 4시간·30일 기준 소비량을 계산한 표다.

등급50% 부하 효율(%)600W 출력 시 입력(W)하루 4시간·30일 소비(kWh)Bronze 대비 절감(kWh)
Bronze8570684.7
Silver8868281.82.9
Gold9066780.04.7
Platinum9265278.36.4
Titanium9463876.68.1

Bronze와 Titanium의 격차가 한 달 8.1kWh다. 요금 단가를 어떻게 잡든 등급을 두 단계 올려 회수할 수 있는 금액은 크지 않다. 등급을 올리는 실익은 전기요금보다 버려지는 전력이 열로 바뀌는 양에 있다. Bronze가 106W를 열로 내보내는 자리에서 Gold는 67W, Titanium은 38W다. 발열이 줄면 팬 회전이 낮아지고 소음도 함께 내려간다.

서울 원룸에서 케이스 측면을 열고 내부를 살펴보는 30대 남성

이 조합이면 이 정격, 바꾸지 않아도 되는 경우

공개된 스펙 기준으로 정리하면 선택은 세 갈래다.

  • RTX 5090급 + 하이엔드 CPU — 실부하 905W. 정격 1,200W·ATX 3.1·12V-2x6 단독 케이블. 권장 하한 1,000W로도 돌지만 부하율이 90%를 넘나든다
  • RTX 5080급 + 하이엔드 CPU — 실부하 690W. 정격 850~1,000W·ATX 3.1. Gold 이상이면 발열·소음에서 이득
  • 중급 그래픽카드 + 6~8코어 CPU — 실부하 400W 안팎. 정격 650~750W로 충분하고, 12V-2x6이 필요 없다면 ATX 3.0 제품도 무리가 없다

교체를 서두르지 않아도 되는 경우도 분명하다. 그래픽카드를 바꿀 계획이 없고 지금 구성의 실부하가 정격의 70% 아래에 있다면, 등급만 올리려고 교체하는 것은 위 환산표대로 회수가 더디다. 반대로 그래픽카드 세대 교체를 앞두고 있다면 파워부터 정하는 순서가 낫다. 케이스 안에서 가장 오래 쓰는 부품이고, 저장장치처럼 규격만 맞으면 나중에 얹을 수 있는 부품과 달리 나중에 바꾸면 케이블 정리를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한다.

밤중 한국 아파트 방의 데스크톱 세팅 전경

참고 자료